'독자논리 소수의견' 권성 헌법재판관 퇴임

  • 입력 2006년 8월 11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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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65ㆍ사시8회) 헌법재판소 재판관 퇴임식. [연합]
권성(65ㆍ사시8회) 헌법재판소 재판관 퇴임식. [연합]
'호주제 합헌, 신행정중심복합도시 위헌'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사안에 소수 의견을 제시했던 권성(65ㆍ사시8회)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정년퇴임(13일)을 앞두고 11일 헌재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치렀다.

부산지법 판사로 법관의 길에 들어선 권 재판관은 1999년 서울행정법원장을 마치고 2000년 헌재 재판관으로 취임해 여러 사건에서 독자적인 논리로 눈에 띄는 소수 의견을 내놓았다.

2001년과 2002년 간통죄 위헌 소송이 제기됐을 때 헌재는 각각 8대1과 7대2로 합헌 결정을 내렸지만 권 재판관은 간통을 국가가 형사처벌하는 것은 성적 예속을 강제해 인간 존엄성을 침해한다며 위헌 의견을 냈다.

성매매 알선 장소를 제공한 건물주 등을 처벌하는 법조항에 최근 합헌 결정이 내려졌을 때도 권 재판관은 "국가가 처벌하는 것은 지나친 일이다. 도덕의 순수한 실현을 지향하는 극단적 사고일 수 있고 법 만능주의"라며 소수 의견 쪽에 섰다.

사건의 성격은 다르지만 개인에 대한 국가권력의 지배가 어디까지 유효한가를 깊게 고민한 끝에 내린 의견인 것이다.

권 재판관은 퇴임사에서 "국가의 진로에는 때로 그늘이 지고 역풍이 몰아닥치는 수도 있다. 이런 때일수록 더욱 원칙을 굳게 지켜 나라의 민주주의 체제와 헌법을 수호하는 데 힘쓰지 않을 수 없다"며 헌법정신을 강조했다.

권 재판관은 행정법원장 퇴임 후에 변호사로 개업하지 않고 명지대 석좌교수의 길을 택한 적이 있어 재판관에서 물러난 뒤에도 후학 양성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헌재는 다음달 14일자로 윤영철(68ㆍ고시11회) 소장 등 재판관 4명이 퇴임할 예정이어서 이르면 다음주 중 신임 헌재 소장과 재판관 등이 내정될 전망이다.

헌재 소장에는 헌재가 출범할 때 헌법재판소법을 제정하는 작업에 참여했던 이강국(61ㆍ사시8회) 전 대법관과 주선회(60ㆍ사시10회) 현 헌재 재판관이 물망에 오르고 있고 일각에서는 전효숙(55ㆍ사시17회) 현 재판관의 파격 임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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