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주한미군이 미 공군 조종사들의 훈련장 문제 해결을 여러 차례 강조한 적은 있었지만 구체적인 해결 시한을 정해 통보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북 군산시와 주민들을 최대한 설득해 다음 달 중에 직도사격장에 자동 정밀채점장비(WISS)를 설치하는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주한 미 공군의 해외 훈련이 장기화될 경우 한반도의 공군전력 대비태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한반도 내 억지력 확보를 위해 주둔 중인 미 공군이 알래스카나 괌, 일본에서 훈련한다면 억지력 확보에 아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직도사격장의 훈련 시간은 한국 공군이 80%, 주한 미 공군이 20%이지만 주한미군에 10% 정도를 더 늘려주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주한 미 공군은 “WISS가 설치되지 않은 직도사격장에서는 훈련 수준의 정확한 평가가 불가능해 훈련 전반에 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해왔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과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도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주한 미 공군의 사격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주한 미 공군 전력이 한반도 밖으로 나가 훈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는 직도사격장의 WISS 설치공사를 위해 이날 군산시에 산지전용 허가와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허가를 비롯한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현행 산지관리법에 따르면 산림청 소유의 땅을 제외하고 국유지를 포함한 모든 땅에 대한 공사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군산시가 공사를 반대할 경우 직도의 소유권을 산림청으로 넘기는 ‘관리전환’을 통해 군산시의 허가 여부와 상관없이 공사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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