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서로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업계 일각에선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과 함께 갖가지 연루설과 비리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문화관광부의 위탁을 받아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권을 행사하는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우종식 원장은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정보기술 관련 인사들의 모임인 ‘현정포럼’ 출신이다.
게임산업개발원의 지정을 받은 상품권 발행업체 중에도 친여 인사가 포진해 있다.
한나라당 측은 “서울대 출신인 H사 C 대표와 현직 고위 공무원이 대학 동창의 인연을 고리로 가깝게 지낸다는 의혹이 있다”며 조사를 벌이고 있다. S사의 자문변호사인 L 씨는 실세로 불렸던 현 정부의 전직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이라고 한다.
H사의 K 씨는 1970년대 긴급조치 세대로 여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친분이 있는 여야 의원들에게 후원금도 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원금을 받은 의원 측은 “개인적인 인연”이라고 했다.
㈜삼미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3·1절 골프 파문’ 당시 함께 라운드를 했던 부산지역 상공인들이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삼미는 게임산업개발원에 상품권 발행사 지정 신청을 했다가 1차 반려된 뒤 다시 신청해 지정을 받았는데, 지정받은 일시가 공교롭게도 3·1절 직후인 3월 15일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분리돼 게임물 등급 분류만 전문으로 하는 기구로 신설되는 게임물등급위원회 준비팀에는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했던 장현철 씨가 총괄기획 담당으로 일하고 있다.
양정철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과 언론노보에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장 씨는 “국정홍보처와 청와대 근무 경력을 감안해 문화부 측의 제안을 받고 가게 된 것”이라고 했지만, 게임물에는 전문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에선 열린우리당 의원 2, 3명과 친여 문화계 인사 2명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열린우리당 의원 보좌관 출신이 상품권 총판 사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거론되는 당사자들은 모두 “무책임 의혹 제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정포럼:
‘현정포럼’은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하는 정보기술(IT)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모임.
당시 천정배, 남궁석 의원 등이 포럼의 결성을 주도했다고 한다. ‘현정’이란 현명한 정보통신이라는 뜻에서 따온 것. 노 후보가 대선 기간 내세운 ‘정보통신 1등 국가’라는 구호도 이 포럼의 작품이다.
노 후보의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보통신 정책 수립에도 개입했으며, 현 정부 출범 후에는 ‘미래연구포럼’으로 공식 명칭이 바뀌었다. 정보통신 업계에선 이런 내력 때문에 ‘IT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노 대통령의 IT 사조직’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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