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도 노무현 대통령은 ‘도둑맞으려니까 개도 안 짖는다” “(권력형 게이트가) 청와대 안으로 들어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식의 단정적인 언급을 그치지 않고 있다.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적절한 예단(豫斷)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도둑과 개’ 발언은 잘못을 ‘짖지 않은 개’ 쪽에 돌리는 책임 회피용으로 비친다. 사실 관계도 맞지 않을뿐더러 대통령 말 치고는 너무 거칠다. 이러니까 한나라당에서도 “개는 2004년부터 짖었다”는 막말 대응이 나오는 것 아닌가. 무엇보다 수사가 겨우 걸음마를 떼 놓은 마당에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수사에 선(線) 긋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노 대통령은 얼마 전 열린우리당 지도부 만찬에서도 “과거 여러 게이트 의혹처럼 결국 의혹이 사실에 기초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질 것이다. 참여정부에 게이트가 없다는 점을 역(逆)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검찰이 방대한 자료를 압수해 분석하고, 대규모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한 것도 공연한 호들갑이거나, ‘게이트’ 누명 벗겨 주기를 위한 요식행위란 말인가.
이 사건의 본질은 게임 사업자들이 정관계를 움직여 규제의 사슬을 풀어 서민 주머니를 털어 먹은 것이다. 악취가 풀풀 나는 권력형 비리다. 검찰은 과거 권력형 게이트를 축소 수사했다가 특별검사의 재수사로 이어진 치욕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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