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국세청 및 은행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권기재 씨와 권기문 씨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 N아파트에서 3년 반 정도 살면서 먼 친척이자 고향 선후배로 알고 지내 왔다는 것.
두 사람을 아는 한 인사는 “두 사람은 안동 권씨가 모여 사는 같은 고향(경남 마산시 진전면 오서리) 출신으로, 같은 아파트에서 살아 서로 알고 지내 온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권기문 씨는 노 대통령 취임 후 3년 6개월 만에 우리은행 부산 범천동지점장에서 우리금융지주 사회공헌활동추진 사무국장 상무로 승진해 관심을 끌었던 인물.
뒤이어 권기재 씨도 부산에서 세무직 공무원으로 27년간 근무하다 2004년 3월 대통령행정관으로 발탁돼 주변에서는 갖가지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부산국세청 본청에서 잠시 근무했고 주로 일선 세무서를 옮겨다녔다.
한 직장 동료는 “권 씨가 일을 잘했고 연구능력도 뛰어났지만 6급 세무서 직원이 청와대로 간 것은 부산국세청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어서 뭔가 배경이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말했다.
권 씨를 잘 아는 전 청와대 출신의 한 인사는 “1990년대 중반 한번 만났는데 ‘형님, 저도 청와대에 가고 싶습니다’는 말을 했을 정도로 욕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권 씨는 부산국세청 내에서 세정연구회 등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했고, 조세 개혁에 대한 논문과 제안서도 여러 개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B고 출신의 권 씨는 2001년 경성대에서 조세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는 또 5·31지방선거에서 부산 출신 청와대 인맥으로 열린우리당 부산진구청장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런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권 씨에게 전화를 걸자 “나중에 전화를 주겠다”면서 곧바로 끊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권기문 씨와 권기재 씨가 부산의 같은 아파트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권기문 씨는 부산 수영구 남천동 N아파트에서 1999년 8월부터 2003년 3월까지, 권기재 씨는 같은 아파트에서 1999년 7월부터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는 사실은 맞다”고 밝혔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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