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시아은행에 5100만달러 보관”

  • 입력 2006년 8월 30일 03시 04분


북한이 러시아 대외경제은행에 5100만 달러(약 500억 원)의 거액을 보관해 왔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 경제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29일 북한이 해외에서 러시아 기업을 이용해 자금을 거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북한이 올해 1월 러시아 대외경제은행에 5100만 달러를 보관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에도 이 은행 계좌 2개를 통해 모두 500만 달러가 거래됐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의 해외 계좌에 금융 제재를 가한 이후 러시아에 개설된 북한 계좌의 실태가 보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 사무소장은 “북한의 외국계 합작 금융기관인 대동신용은행의 나이절 코위 은행장이 ‘미국의 금융제재에 따라 이제 유일하게 남은 금융창구는 러시아뿐’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튜어트 레비 미국 재무부 차관도 “북한의 합법적인 해외 계좌도 추적 대상에 포함하는 새로운 대북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시사했다.

북한의 대외경제은행 계좌는 북한과 러시아의 협약에 따라 기술 및 군사기술 협력 목적으로 1992년 개설됐다.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의 계좌를 관리하는 대외무역은행은 ‘북한 계좌를 갖고 있느냐’는 코메르산트의 질문에 “계좌가 있든 없든 고객 신상에 관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국가 간 결제 계좌를 운영하는 러시아 중앙은행은 북한 계좌 개설에 대해 부인했다.

벡 소장은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조만간 러시아에 적절한 압력을 행사할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한편 레비 차관은 이날 AP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비자금 돈세탁 창구로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북한계좌를 동결한 이후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홍콩 몽골의 협조로 세계 각국에서 북한과의 거래를 거부하는 현상이 도미노처럼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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