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서 지원한 쌀 북한군이 가져가” 탈북자촬영 동영상 공개

  • 입력 2006년 9월 6일 02시 59분


북한 군인이 화물차에 실린 쌀을 트럭으로 옮기고 있는 동영상 화면(위). 쌀부대에 ‘대한민국’ ‘40kg’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어 북한에 지원된 쌀이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제공 주간동아
북한 군인이 화물차에 실린 쌀을 트럭으로 옮기고 있는 동영상 화면(위). 쌀부대에 ‘대한민국’ ‘40kg’이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찍혀 있어 북한에 지원된 쌀이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제공 주간동아
정부가 2000년 이후 대북(對北) 식량 차관 형식으로 매년 40만∼50만 t씩 북한에 보낸 쌀을 북한군이 운반 관리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입수됐다.

5월 24일 촬영된 이 동영상은 식량난에 굶주리는 북한 양민들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지원된 쌀을 북한 군부가 다른 목적으로 전용할 가능성을 보여 주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 전망이다.

5일 발행된 주간동아(9월 12일자)가 입수해 보도한 3시간짜리 동영상에는 함경남도 단천역에 정거해 있는 화차에서 북한 군인들이 ‘대한민국’ 마크가 선명한 쌀을 트럭에 옮겨 싣는 장면이 나온다.

또 북한 군인들이 쌀부대를 가득 실은 화차에 올라가 경비를 서다가 드러눕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실제 화차에 실렸던 식량이 어디로 운반됐는지는 이번 동영상에는 잡히지 않았다. 이 동영상은 탈북자가 북한에 재잠입해 촬영한 것으로 이 탈북자는 현재 제3국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수송수단이 열악해 군부대 차량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군이 식량의 이동이나 분배에 개입하는 것 자체가 남북 간 합의사항 위반이다.

남북은 남측이 제공한 쌀을 받아 주민에게 배급하는 기관을 북측 내각 산하의 ‘수매양정성’으로 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2005년분 식량 차관 50만 t을 지난해 7월에 인도하기 시작해 올해 2월에 마쳤다. 그 사이 통일부는 20차례 모니터를 실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식량 인도요원 4명이 지방의 식량공급소를 다니며 모니터하지만 북측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어서 엄격한 검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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