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표는 7일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장성민입니다’에 출연해 “국민의 신임이 없으면 움직일수록 표도 더 떨어져 나가고, 아무리 예쁘게 보이려 해도 밉게만 보인다”며 “정권이 지금 레임덕 현상이 들어와 있는데 여기에 누가 먹어주겠냐, 정권 실세라는 사람들, 그걸 알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임기가 끝난 이후의 내 모습을 생각하고 행동해야 올바른 처신이 되는 것”이라며 “권력이 무한한 것이 아니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대통령 루마니아 발언은 현실파악 못한 얘기”=한 대표는 ‘도둑을 맞으려니 개도 안 짖더라’ 등 노 대통령의 독특한 어법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그는 “대통령 나름대로 독특한 어법인데, 그게 지지로 돌아서는 게 아니라 항상 시비 거리만 된다”며 “평범한 말을 쓰는 것이 더 보탬이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또한 노 대통령이 지난 6일 루마니아 동포 100여명과의 간담회에서 ‘국민들의 요구가 너무 높아서 인기가 떨어졌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선 “대통령으로서 현실파악을 제대로 못한 얘기”라며 “전혀 책임과 의무가 없는 제 3자가 하듯 말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하고 국민들도 환영할 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고건 희망연대, 자칫 구망연대(舊望連帶)될 수도”=한 대표는 고건 전 총리의 ‘희망한국 국민연대(희망연대)’ 발족과 관련해 “잘 안되면 희망연대가 ‘구망연대’가 될 수 있다, 민주당 사람들을 건드리지 마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희망연대 사람들은 과거 민주당과 연관된 인사들이고 새로운 인물은 없다”며 “미안하지만 (희망연대에서) 민주당에 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우리가 안 받아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고 전 총리의 지지도 하락세와 관련해선 “국민들의 생각이 점점 달라진다는 증거”라며 말을 아꼈다.
◇“염동연 만나 제 3의 신당 창당 제안”=한 대표는 두 달 전에 열린우리당 내 합당론자 염동연 의원을 만나 ‘제 3의 정당창당’을 제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열린우리당 쪽에서 개별로 민주당에 투항하라고 주장해왔으나, 최근 현실적인 방안으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염 의원에게 ‘통합은 있을 수 없다, 새로운 제 3의 정당창당은 관심이 있으니 헤쳐모여 식의 창당은 나도 동의한다’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보궐선거, 전윤철 카드 안되면 차선책 강구”=또한 한 대표는 이정일 전 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다음달 25일 치러지는 전남 해남·진도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 열린우리당 당적을 가졌던 인사들이 민주당에 공천 신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좋은 후보를 고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당적에 상관없이 좋은 후보라면 관심을 갖겠다”며 “지역 유권자들의 정서를 가장 크게 참작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 후보로 전윤철 감사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한 대표는 전 원장의 거듭된 고사에 “차선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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