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작전권 환수땐 한미 병렬형 공동방위체제 전환”

  • 입력 2006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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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작전통제권의 환수로 한미연합사령부(CFC)가 해체되면 한국군의 육해공군 각 군 작전사령부에 주한미군 작전사급 부대의 ‘작전협조반’이 파견된다.

청와대 안보정책수석실은 7일 국방부와의 공동명의로 ‘청와대 브리핑’에 올린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공동방위’라는 글을 통해 전시작전권 환수 이후의 한미 군사협조 관계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한국 주도, 미국 지원 형태의 새 공동 방위체제를 원활히 하기 위해 작전사령부별로 미 측이 작전협조반을 한국군에 파견해 지원할 수 있게 했다”며 “작전협조반은 작전계획 수립과 수행에 필요한 협조 및 연락을 담당하는 창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공군의 경우 공중작전의 특수성을 감안해 좀 더 강화된 통합작전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날 ‘청와대 브리핑’에 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국방부와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날 공개한 내용은 지난달 말 윤광웅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 고위 관계자들이 사안의 민감성과 원활한 대미 협의를 위해 다음 달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때까지 언론에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했던 사안. 청와대가 갑자기 이를 공개하자 국방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최근 안보수석실의 요청에 따라 합동참모본부에서 전시작전권 관련 자료를 작성해 제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합참 실무진이 엠바고인 줄 모르고 관련 내용까지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마디로 실무진의 실수”라고 말했다.

그러나 통상 청와대에 제출하는 주요 군 관련 자료나 보고서는 국방부나 합참의 관련 부서 책임자의 검토를 거친다는 점에서 국방부의 해명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군 소식통은 “청와대가 전시작전권 환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해 서둘러 보고자료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국방부와 혼선이 빚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한미연합사를 대체할 군사협조본부(MCC)에는 작전계획 작성, 정보공유, 위기관리, 군사연습 등 전·평시 군사 협조를 위한 10여 개의 상설 비상설기구가 설치되며, MCC는 한미연합사와 마찬가지로 SCM과 군사위원회(MC)의 통제에 따라 전쟁 억지 및 대비태세 유지를 위한 대부분의 임무를 맡게 된다.

청와대는 이어 “전시작전권 단독행사 이후 한미 군사관계는 MCC와 각 군 작전협조반을 중심으로 독자성과 상호협력성이 확보된 ‘병렬형 공동 방위체제’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병렬형 공동 방위체제는 미군이 지원역할로 바뀌지만 각종 정보감시자산과 정밀타격능력을 가진 첨단전력은 계속 지원되는 것이 특징이라는 것. 한편 합참도 엠바고 사안이 안보수석실의 홍보 자료로 공개된 데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청와대 브리핑’에서 나온 ‘병렬형 공동방위체제’는 공식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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