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안보 절대 양보못해” 작전권 환수반대 500만명서명운동

  • 입력 2006년 9월 1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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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왼쪽)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재향군인회 선진화국민회의 등 11개 단체를 중심으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500만 명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밝히고 있다. 김미옥 기자
서경석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왼쪽)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재향군인회 선진화국민회의 등 11개 단체를 중심으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500만 명 범국민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밝히고 있다. 김미옥 기자
참여정부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추진정책이 보수 성향의 단체를 한데 묶는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던 보수단체와 사회 원로들이 12일 한자리에 모여 현 정국을 국가비상 상황으로 규정함으로써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는 내년 대선까지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단체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선진화국민회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재향군인회 등 모두 11개 단체. 여기에 전직 장관과 외교관, 경찰 총수 등 사회 원로가 참여함으로써 ‘보수 대연합’이란 표현에 걸맞은 무게가 실려 있다.

이들은 보수 성향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이번 전시작전권 환수 이슈처럼 한목소리를 낸 적은 없다. 재향군인회 등 보수적 이슈에 단골로 나서는 단체 외의 시민단체나 비중 있는 사회 원로, 지식인들이 직접 나서고 있는 것.

이들이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에 이처럼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유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전시작전권 환수 문제는 보수진영에서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국가안보와 직결돼 있다”며 “이 때문에 보수적인 성향의 인사들 간에 작은 의견차도 없이 모두가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외교 안보문제가 최대 현안이 될 한미 정상회담이 14일 열리기로 예정돼 있어 보수진영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내년에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도 이들의 단합을 강화하는 촉매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날 “전시작전권 환수 재협상을 공약하는 대선후보를 대통령으로 당선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들이 일반시민 500만 명에게 전시작전권 환수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겠다고 나선 점도 내년 대선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500만 명은 2002년 대선 투표자(2478만여 명)의 5분의 1에 해당한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진영의 대연합과 관련해 “노무현 정부가 너무 인기가 없어 자신들이 힘을 합하면 뜻(대선에서의 승리)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른바 진보진영은 이번 이슈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는 느낌이다. 전시작전권 환수는 진보진영이 1980년 후반부터 집요하게 요구해 온 문제. 하지만 최근 진보진영에선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이에 대해 안보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한국에 오히려 전시작전권을 빨리 가져가라고 요구하면서 진보진영의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고 분석한다. 진보진영이 전시작전권 환수에 목소리를 높일수록 미국 정부와 같은 입장이 된다. 진보진영이 친미(親美)로 비치는 상황이 된 것.

이 때문에 진보진영은 올해 하반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운동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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