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사실상 야3당의 중재안을 수용했고 야3당도 법사위 청문회 수용 압박을 가해오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고 판단, 일단 '배수의 진'을 치면서 대응논리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소장·개혁파그룹인 새정치수요모임이 탄력대응을 주문하고 나서는 등 여야간 타협을 주문하는 당내 목소리도 점차 확산되고 있어 강경대응 당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어제 밝힌 방침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현재로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전 후보자가 스스로 자격미달임을 인정하고 사퇴하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강재섭 대표도 최고위원 중진 연석회의에서 전 후보자 관련 사태 처리 문제에 대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으나 '기존 당론 고수'라는 메시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날 청와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데 대해서도 일단 평가절하하며 강경론을 굽히지 않았다.
주호영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이번 사태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노 대통령이 사과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병완 비서실장 명의로 유감 표시를 한 것은 청와대에서 사태 해결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기존 당론에 변함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중진 의원들은 최고위원 중진 연석회의에서 여당과 소야(小野) 3당이 협력할 경우 향후 정국운영에서 당의 입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수요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는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전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다시 임명 요청해 법사위 청문회와 (인사청문특위) 헌재소장 청문 등의 과정을 거친다면 한나라당도 당연히 이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심당직자는 "앞으로는 전 후보자의 인물 부적격론을 부각시키며 자진사퇴를 종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대통령과 국회의장이 사과하고 처음부터 다시 절차를 밟겠다고 약속하면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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