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전남 해남.진도 한곳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이번 재.보선은 열린우리당 이호웅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따라 인천 남동을이 추가돼 새로운 의미로 자리매김되는 분위기다.
지역구도에서 자유로우면서 중앙정치의 풍향에 민감한 수도권 지역이 `전장'으로 떠오르면서 이번 재.보선은 내년 대선정국을 앞둔 민심의 흐름을 중간점검 한다는 상징성이 부여되고 있다.
특히 정기국회 한 복판에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은 정국 주도권 다툼의 성격을 갖는데다 추후 정계개편 논의에 의미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5.31 지방선거와 7.26 재.보선에서 확인된 `한나라 압승-여당참패-민주 약진'이란 흐름이 지속될 개연성이 높다는 관측이지만 유동성이 높아지고 있는 수도권 민심의 흐름과 호남을 무대로 한 여당과 민주당간 `텃밭경쟁'의 향배는 이번 선거의 이변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으로 꼽힌다.
◆우리당 = 여권의 낮은 지지도를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버거운 승부가 될 것으로 보면서도 인물론을 내세울 경우 승산이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주부터 당 공천심사위를 중심으로 해남.진도와 인천 남동 을 후보자 선정작업에 착수, 추석연휴 이전인 25일께 후보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핵심 당직자는 "선거대상 지역의 당 지지도 조사결과에 따라서 3~4배의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경쟁력있는 인물을 내세울 경우 근소한 차이로 앞설것으로 파악돼 충분히 싸워볼만하다"고 말했다.
해남.진도의 경우 여당이 공천대상으로 검토중인 후보자는 박양수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 박화강 국립공원관리공단 이사장, 김흥래 전 행자부 차관,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등 10여명에 이른다. 임동원 전 국정원장의 이름도 거명되고 있으나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인천 남동 을의 경우 인천지역 연고자들을 중심으로 후보자 선정작업이 진행중인데 남구청장을 지낸 박우섭 의장 비서실부실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선거패배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민주당과의 연합공천 또는 무공천을 주장하는 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우리당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한 당직자는 "여당임을 포기하는 처사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 한나라당은 3선의 이경재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당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 금주부터 후보 공천작업을 본격화한다.
한나라당은 일단 인천 남동 을의 경우 전국적으로 높은 당 지지도를 바탕으로 `재.보선 불패신화'의 기조를 이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벌써부터 지역에서 꾸준히 텃밭을 일궈온 이원복 인천 남동 을 당원협의회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남.진도의 경우 전통적인 당의 불모지이긴 하지만 `호남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상품성있는 인물을 전략공천해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입장이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구를 포함, 기초단체장 선거까지 중앙당에서 전략공천을 할 계획"이라며 "17일까지 공고 후, 18일부터 20일까지 공모절차를 밟아 본격적인 후보자 추천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 해남.진도 보궐선거와 신안군수 재선거에 당력을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여당을 누르고 `호남 텃밭'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다져 외연확대와 정계개편의 동력을 이어간다는 전략에 터잡은 것이다.
해남.진도의 경우 후보자 공모절차를 마쳤지만 전윤철 감사원장을 비롯해 중량급 인사들을 중심으로 출마의사를 타진 중이나 전 원장은 불출마 쪽으로 의사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현재 이정일 전 의원의 부인인 정영희씨를 비롯해 김봉호 전 의원, 김다섭 변호사, 김홍길 변호사, 장전형 전 대변인, 김필용 전 중앙당기조위원장, 민병록씨, 민상금씨, 이석재 전 도의원 등이 공천신청을 한 상태이며, 언론인 P씨도 거명되고 있다.
또 10.25 신안군수 재선거 후보로 최창원 화순군 부군수를 잠정 선정했으나 이의신청이 제기돼 재심 및 대표단 인준 절차를 거쳐 조만간 후보자를 최종 선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또 인천 남동 을 보궐선거와 화순군수 보궐선거 후보자 공모절차를 18일부터 시작해 25일께 후보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일단 호남지역 선거에 집중하고, 수도권 보선 한곳이 추가된 만큼 인물론을 중심으로 승부를 걸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아직 재.보선 준비를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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