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野3당 회담…'전효숙 정국' 고비

  • 입력 2006년 9월 18일 11시 52분


열린우리당이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전 후보자 지명 자체가 원천무효라며 표결 불응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어 헌재소장 인준을 둘러싼 정국 긴장이 다시 고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스팅보트를 쥔 민주, 민주노동, 국민중심당 등 야3당이 18일 오후 한나라당과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임명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날 회담 결과가 헌재소장 공백사태의 장기화 여부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할 만큼 했고 참을 만큼 참았다"며 "내일은 반드시 헌재소장 궐위 사태를 끝내기를 바란다"고 강조하고 "한나라당이 계속 고집을 피우면 스스로 국정의 발목잡기를 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의 중재안 수용과 야3당의 결단을 동시에 촉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법 위반 문제를 여야가 정치적 타협으로 해결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며 '지명절차 원천무효' 주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김효석, 민주노동당 권영길, 국민중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와 회담을 갖고 자신들이 제시한 중재안을 대승적으로 수용해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전 후보자 지명 자체가 원천무효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오히려 야3당을 상대로 전 후보자 인준 반대에 나서줄 것을 설득할 것으로 알려져 합의점을 도출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야3당은 이날 회담이 결렬될 경우 더 이상의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해 19일 본회의 처리에 대승적으로 협조하자는 의견과 여야 합의처리 원칙을 지켜내기 위해 본회의 일정을 재조정하자는 의견이 엇갈릴 것으로 보여 추후 입장정리 방향이 주목된다.

민주당은 여야 합의처리에 무게를 두면서, 한나라당이 이날 회담에서 법사위 인사청문회 회부안을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본회의 일정을 다시 잡아 처리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또 민주노동당은 19일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굳히고 막판까지 한나라당의 대승적 협조를 이끌어내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국민중심당은 19일 본회의 처리에 얽매이지 말고 여야 합의처리를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같은 입장차에 따라 19일 본회의 처리여부를 놓고 야3당의 공조에 균열이 생길 소지가 있고, 이 경우 민주노동당 등 일부가 여당과 협조해 19일 본회의 처리를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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