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권 환수뒤 北 급변사태…“한국 혼자 中입김 막기 어려워”

  • 입력 2006년 9월 21일 02시 55분


2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100주년 기념 삼성관에서 열린 ‘북한 급변사태와 우리의 대응’ 세미나에서 김석우(전 통일부 차관·오른쪽에서 두번째)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원장이 외교 정치 분야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2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100주년 기념 삼성관에서 열린 ‘북한 급변사태와 우리의 대응’ 세미나에서 김석우(전 통일부 차관·오른쪽에서 두번째) 21세기국가발전연구원 원장이 외교 정치 분야 토론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 ‘北급변사태-대응’ 세미나

“독일이 통일되기 5개월 전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는 ‘현재 상황이라면 독일보다 한국이 먼저 통일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무도 예측 못할 만큼) 분단 구조의 붕괴는 급격히 일어날 수 있다.”

21세기 국가발전연구원(NDI) 이사장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20일 고려대 100주년 기념 삼성관에서 ‘북한의 급변사태와 우리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북한 급변사태 대비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동아일보와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후원하고 NDI와 고려대 북한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학술회의는 NDI 원장인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과 정종욱 전 주중대사의 사회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학술회의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이기주 전 외교부 차관, 이동훈 전 상공부 차관 등 사회 원로들이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 등은 주제발표를 통해 한목소리로 북한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급변사태 발생 시 주변국의 개입으로 갈등을 빚을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유 교수는 “한국은 급변사태를 통일과 연관시켜 보고 있지만 남북한을 각각의 독립국가로 보는 국제사회에서 현실을 도외시하거나 무시하면 역풍이 불 수 있다. 급변사태 시 주변국의 개입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백승주 국방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미국은 (북한 급변사태 시) 대량살상무기 관리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미국식 정치 질서를 갖춘 정권 설립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중국은 미국의 영향력이 압록강까지 미치는 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실장은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로 북한 급변사태 발생 시 한국이 주체가 돼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만약 한국이 단독으로 개입하면 중국의 반발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북한 급변사태 대응 태세 부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고려대 북한학과 남성욱 교수는 “1차 북핵위기와 경제 문제로 급변사태 우려가 대두된 1990년대 중반과 달리 현재는 북한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의 대응책은 김영삼 정부 당시의 계획을 수정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실장은 “북한 급변사태를 대비해 도상연습에 나서는 등 중국 일본 러시아 같은 주변국들은 북한의 급변사태를 준비하고 있다”며 “반면 급변사태에 대한 계획을 미국과 공유하고 있는 한국은 전시작전권 환수로 계획의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기구 동북아 사무소장도 “한국 정부가 10년 동안 북한을 지원했음에도 북한의 급변사태 발생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급변사태에 대한 한국 내부의 합의가 있지 않으면 극심한 남남갈등으로 혼란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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