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에서는 이 대법원장이 '사법개혁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두둔하는 의원들이 많은 편이었고, 야당 의원들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인 이상경 열린우리당 의원은 21일 "전체적인 맥락을 살펴볼 때 사법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다 나온 표현으로 보인다"며 "법조계가 다소간의 긴장을 갖는 것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통한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같은 당 선병렬 의원은 "각종 법조비리 사건으로 법조계가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법원이 선도적으로 법조 투명화에 앞장서겠다는 대법원장의 의지가 나타난 것"이라며 "검찰과 변호사들이 '우리만 문제냐'는 식으로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봉균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무부와의 당정 협의회에서 "정기국회에서 사법개혁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선 대법원과 검찰, 변호사 등이 같은 목소리로 뒷받침해줘야 하는데 불필요하게 서로 감정을 드러내 걱정된다"며 전체적인 우려를 표시했다.
고검장 출신인 박희태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대법원장이 얘기했다고 신문에 보도되는 걸 보면 일선 법원장도 그런 얘기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표현 자체가 핏기가 뚝뚝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판사 출신인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대법원장의 발언은 다소 정치적이고 거칠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사법개혁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할 법조 3륜(법원 검찰 변호사)이 서로 비판하고 갈등을 표출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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