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사는 산소-수소 결합…해체하면 물되기 어려워”

  • 입력 2006년 9월 23일 03시 03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협상의 문제점을 미국 워싱턴 정가에 설명하기 위해 20, 21일(현지 시간) 워싱턴을 방문한 한나라당 의원단 6명은 “협상을 되돌리기엔 늦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일부 미국 인사들은 “기차는 이미 떠났다”는 표현도 썼다고 한다.

▽“한미연합사는 산소와 수소 같은 결합”=이상득 국회부의장, 정형근 전여옥 박진 황진하 정문헌 의원으로 구성된 방문단에 따르면 존 틸럴리(사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한미연합사를 산소(O)와 수소(H)로 이뤄진 물(H₂O)에 비유했다. 그는 “산소와 수소가 분리된 상태에서 물이 되게 합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미 양군이 분리되면 성공적인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틸럴리 전 사령관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나가려는 데 대해 한국 정부가 기쁨을 느끼는 듯하다. 미국은 손님(We are guests)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는 것이 방문단의 전언이다.

그는 이어 “작전권 이양 이후의 주한미군은 한국에만 묶이지 않고 자유스럽게 된다”며 “(지상군) 병력 감축이 자연스럽게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틸럴리 전 사령관과 로버트 리스카시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작전권 이양은 한미 정상이 결정한 일로 되돌리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캐서린 스티븐스 국무부 수석차관보는 14일 한미 정상회담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얘기한 “작전권 문제가 정치 이슈가 되어선 안 된다”는 말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 말은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니라) 단순히 두 정상이 직접 다룰 의제가 아니라 군사 전문가들에게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는 북한과 미국의 중개인?”=국무부에서 대북강경책을 주도하는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여부에 상관없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따른 대북 경제제재는 계속된다”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의 단호한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북한인권법을 발의해 통과시킨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은 ‘동맹의 변질’을 걱정했다고 방문단은 전했다. 그는 “미국은 한국을 동맹으로 생각했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과 미국 간의 중개인(intermediary)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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