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뜻이 通했나? 영입에 動했나?

  • 입력 2006년 9월 24일 20시 41분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고건 전 국무총리가 최근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를 만나 '중도개혁세력연합'에 대해 동의한다고 밝힌 것으로 24일 전해졌다.

고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에서 제기하는 정계개편 논의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낸 것은 처음이어서 열린우리당 발(發) 정계개편이 가시화할지 주목된다.

고 전 총리는 또 열린우리당이 외부 대선주자 영입을 위해 추진 중인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에 대해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12일 지인의 주선으로 고 전 총리와의 회동을 가진 자리에서 '중도개혁연합세력을 구축하는 데 함께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하자 고 전 총리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고 전 총리가 1998년 지방선거 때 민주당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했을 때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인연이 있다.

고 전 총리는 열린우리당이 추진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대선 후보 선정을 위해 진일보한 제도 개선으로 평가한다"며 "하지만 (열린우리당 내 주자들의)기득권이 어느 정도 작용하지 않겠느냐"고 구체적 관심을 표시했다. 이에 김 원내대표는 "완전 국민경선제는 기득권을 모두 포기하는 제도"라고 답했다는 것.

김 원내대표는 김근태 의장이 20일 '12월 초 반(反) 한나라당 연합'을 주장했음을 지적하며 "고 전 총리와의 회동을 김 의장에게 사전에 얘기했다"며 "예상되는 정치적 변화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비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의 12월초 정계개편 발언과 관련, 고 전 총리는 21일 "연말에 우리 정치질서에 구조조정 움직임이 태동할 것"이라며 '화답성' 발언을 한 바 있다.

고 전 총리 측의 김덕봉 전 총리 공보수석은 "(고 전 총리는 김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열린우리당의 통합론이 자신이 생각하는 '중도실용주의통합론'과 중첩되고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서로 확인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추석 연휴 이후 정치인들과 본격 접촉에 나서 자신의 구상에 동참을 설득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고 전 총리 면담에 앞서 10일엔 열린우리당의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만난 사실도 공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치적으로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하나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해 기회가 되는대로 두루 만나고 있다"며 "정 전 총장은 총장 퇴임 전 위로 차원에서 만난 것일 뿐 정치적으로 해석할 만한 자리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조수진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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