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틀째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여야는 전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안을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는 문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오전 회의는 시작 30여분도 안돼 두 차례나 정회됐다. 또 이 과정에서 삿대질과 막말이 난무하는 등 격한 감정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방의 시작은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의 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김 의원은 전날 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법사위원장이 인사청문계획서 채택을 위한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에 대해 표결도 하지 않은 채 산회를 선포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국회법상 변경동의안이 제출되면 토론없이 표결처리해야 함에도 위원장이 되지도 않는 간사협의를 이유로 산회를 선포하고 회의장을 빠져나갔다"며 "오늘 변경동의안의 표결처리를 다시 부탁한다"고 말했다.
안상수 위원장은 "국회법 조문에는 '할 수 있다'고 돼 있지, '해야 한다'가 아니다"라며 "법 관련 부분은 김 의원이 다시 한 번 확인해보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은 "'되지도 않는 간사협의'란 말은 듣기가 참 민망하다. 국회법에는 간사 협의를 거쳐 의안을 상정하도록 돼 있다"며 "인사청문 안건은 새치기 의안인데 국정을 책임진 여당 의원이 조변석개로 논리를 갖다대면 안된다"며 표결에 앞서 추가 간사협의를 요구했다.
주 의원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인사청문회)는 법적 근거가 없고 또다른 논란의 소지가 많다"며 청문회 개최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하자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이 "거짓말하지 말라"고 끼어들면서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이에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이 "상대 의원에 대해 말을 삼가달라"고 언성을 높이자 열린우리당 이상민 의원은 "이 의원이 위원장이냐"며 따졌다.
이상민 의원은 또 안상수 위원장이 토론회 참석이 예정돼 있던 이주영 의원에게 발언권을 먼저 주려고 하자 "공개석상에서 왜 위원장이 공정하게 회의를 진행하지 않느냐"고 항의하면서 "그러니까 위원장이 존경을 못받는다"고 거친 표현으로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지 말라. 충분히 말할 기회를 주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말했지만 여당 의원들의 문제제기가 이어면서 장내의 소란이 가라앉지 않자 "양당 간사간 (협의 아래) 원만한 회의 진행을 위해 오후 2시에 회의를 속개한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정회가 선포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저게 위원장이야"라는 막말이 터져 나왔고, 일부 의원은 "열린우리당 간사가 사회를 보면서 회의를 진행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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