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측은 한국군이 전시작전권을 환수하게 되면 미군은 해군과 공군 위주의 지원 역할에 주력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AFKOR WFHQ의 창설은 이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 작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6월 한미우호협회의 소식지에 기고한 글에서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확보하면 미군은 지원 역할로 전환될 것이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의 육해공 전력 구성 비율을 한미 양국이 연구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주한미군의 지상군 병력은 계속 감축됐지만 미 7공군으로 대표되는 공군 전력은 변화가 거의 없었다. 미 7공군의 핵심 대북정보수집 자산인 U-2 고공 정찰기는 올해 신형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2008년 말까지 감축되는 1만2500여 명의 주한미군 대부분이 미 2사단 등 지상군이라는 점은 주한미군이 육군 위주의 ‘구식 군대’를 빠른 속도로 탈피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는 미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군사변환(Military Transformation)’ 정책에 따른 것. 육군은 작지만 강력하고 기동성이 뛰어난 부대로 만들고, 공군은 정밀타격 능력을 최대한 키워 모든 유형의 분쟁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게 군사변환 정책의 핵심이다.
따라서 한국군이 전시작전권을 환수해 지상 작전을 주도하면 주한미군은 공군 전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전시작전권을 한국군이 환수하면 주한미군의 지상군 병력이 추가 감축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철수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도 한반도 전쟁 억지를 위해 공군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국방부는 최근 관련 자료를 통해 전시작전권을 환수해 한미 양국군이 ‘독자사령부’를 창설하더라도 공군은 작전의 특수성을 감안해 규모와 협조가 더욱 강화된 통합 작전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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