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행되는 유력지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5일자 사설 ‘일본의 미래, 그리고 과거’에서 일본 전ㆍ현직 총리의 왜곡된 역사의식에 대해 비판하고, 아베 신조 총리에게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해야 책임감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문은 일본이 2차대전 패전국에서 지금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60여년 사이 두 가지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좌익은 1930~40년대 동아시아에서 일본군이 저질렀던 잔학한 행위에 대해 사실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했지만, 국제 안보에 기여하는 역할로 성장하는데 인색했다. 반면 일본의 우익은 자국 보호능력을 키우는 데는 적극적이었지만 과거의 역사적 잘못에 관해서는 사실을 왜곡하고 덮어두려는 모습을 모였다.”
일본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보다 더욱 극우의 모습을 보이고 역사왜곡에 있어서도 고이즈미를 능가할 것”이라며 비판적인 전망을 내놨다.
“아베 총리는 일본 전범을 법정에 세웠던 도쿄 재판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드러냈었고, 지난 95년 일본 정부가 패전 50주년을 맞아 발표한 담화문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국가적 자부심ㆍ자존심을 강하게 내세우는데서 정치적인 이점을 찾아내려고 한다.”
일본의 대북관계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의 극우성향은 일본의 ‘평화주의’를 더욱 약화시킬 것이다. 북한 김정일을 공개적으로 비난한데서 볼 수 있듯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문은 또한 아베 총리의 조부가 1940~50년대 일본 전시체제 당시 정계에 있었고, 이런 사실이 그의 역사 인식에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분석한 뒤 “그는 현재 자신의 직접적이고 단호한 정책은 반드시 과거 사실에 정직해야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인정한다면 국제 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민주주의 국가로 인정받고, 현재의 강력한 외교정책도 정당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징대학살과 같은 과거의 잘못을 부인한다면 일본의 외교적, 안보적 노력은 역으로 이웃 국가들과의 사이에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지역의 안전보장을 해치게 될 것이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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