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당이 국회에서도 수가 적은 야당이다 보니 한계가 있었다. 이제 정권을 창출해 국민이 잘사는 선진국을 만들어 보고 싶다”며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고향인 경북 포항시를 방문 중인 이명박 전 시장도 1일 포항시내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해 다음 대선에서 당이 승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간담회 뒤에 “(경선 참여 얘기는) 원론적인 얘기를 한 것일 뿐이므로, 공식적인 경선 참여는 내년 초 상황을 봐서 선언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측은 두 사람의 경선 참여 의사 표명에 대해 “개인적인 진로와 관련된 문제를 언급할 때가 아니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력한 대선주자가 없는 여권은 한나라당 주자들의 움직임과 별개로 대선에 대비한 정계개편을 가속화할 태세여서 정치권 전체가 조기에 대선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건 전 국무총리와 열린우리당 대선 주자 진영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정계개편 논의를 앞당길 것이란 관측을 제기했다.
두 달여간의 독일 체류를 마치고 이날 귀국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작은 것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선 후보 경선을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로 하자는 일부 논의에 대해 “중요한 것은 원칙이나 룰을 지키는 것이다. 개인의 유불리에 따라 (현재의 경선 제도를) 함부로 바꾸면 되겠느냐”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은 “당이 정권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국민적인 열망을 이루려면 당이 여러 가지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프랑크푸르트=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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