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권경쟁 촉발로 정기국회 회기 중임에도 '의원 줄세우기'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와 어차피 물밑에서 진행돼 온 대권경쟁인 만큼 공론화를 계기로 여당의 정권개편론 화두를 잠재우며 당에 대한 관심과 지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권주자들을 중심으로 내년 대선에서 기필코 정권교체를 이룩하도록 노력해야겠다"면서도 "그러기 위해서도 금년엔 정기국회에 치중해야 한다"며 조기 대권경쟁에 당이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의 이 언급은 대권경쟁 조기 과열의 부작용을 우려해 올해까지는 국회 활동에 집중하고, 대권경쟁은 내년에 시작돼도 늦지 않다는 강재섭 대표의 최근 발언과 맥이 닿아있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당내 대권경쟁이 공식화된 만큼 향후 당내 인선 등을 둘러싼 과잉경쟁과 '의원 줄세우기'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대권주자들간 공정하고 평화로운 경쟁을 촉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최고위원은 "앞으로 당내에서 대권주자들이 '빅 3' 외에도 추가로 더 나오면서 경선 구도는 더 복잡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 비례대표 초선의원은 "어차피 이들이 경선에 나간다는 것은 기정사실 아니냐"면서도 "이렇게 되면 조기대선 시스템으로 들어가는 거나 마찬가지인데 대선 조기과열에 대해 좋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홍준표 의원은 "당내 경선구도는 오래 전에 사실상 시작됐고,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대권후보로서 쌍끌이 지지로 당 지지율을 올려온 만큼 경선참여 선언을 조기과열로 보기 어렵다"면서 "강 대표의 언급은 원론적 언급이며 그렇다고 대선주자들이 '열중 쉬어' 할 수는 없다"며 대선경쟁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야당으로서는 대권주자들이 국민에게 좀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다. 정권교체 필요성을 강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의원 줄세우기' 등의 우려에 대해서는 "아직 대선후보가 누가 될지 전혀 모르는 상황으로, 세 몰림 이런 것은 아직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부산 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당헌상 내년 4월이 (예비후보) 등록인데 얼마 남지 않았다. 전국 시도당 단위로 선거를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 하는 게 맞다. 이 인물들을 점검하면서 가야 한다"며 경선참여 선언을 긍정 평가했다.
진수희 의원도 "물밑에서 계속 대권경쟁이 진행이 돼왔고, 그게 물 위로 드러난 것일 뿐"이라며 조기과열 우려에 큰 무게를 두지 않았다.
한편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예상보다' 빨리 대권경쟁 참여를 선언한 배경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왔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정계개편론이 한창인 상황에서 여론 지지율이 향후 당내 경선의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추석을 앞둔 시기를 택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한 재선의원은 "정계개편과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 논란 등 여당이 주도한 이슈에 끌려가기보다는 경선참여 선언을 통해 적극적으로 국민의 눈을 자신들에게 돌리겠다는 의미"라고 평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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