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돕는 사람들]치열한 두뇌싸움…막후의 제갈공명

  • 입력 2006년 10월 3일 03시 00분


《차기 대선을 향한 유력 주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면서 여의도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정책에 밝은 사람, 조직에 능한 사람, 실무기획이 탁월한 사람…. 대선주자들은 정책 지식을 확충하고 기획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전문가 자문 그룹이 필요하다. 일부 주자는 이미 분야별 자문그룹을 운영하고 있으며 세를 확장할 태세다. 2일 발표된 본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0% 이상을 기록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고건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여야 대선주자 진영의 핵심 참모는 누구이며 정책조언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인지를 살펴본다.》

▼박근혜의 싱크탱크 & 인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이따금 만나 조언을 듣는 전문가들은 대략 30∼40명이라는 게 측근인 유승민 의원의 전언이다.

서울대 방석현 교수가 가끔씩 박 전 대표를 따로 만나 조언을 한다.

유승민 의원의 경우 경제와 교육, 외교안보 분야를 중심으로 10여 명의 독자적인 전문가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분산된 자문그룹을 모아 올해 말 100명 규모의 ‘코리아 포럼’(가칭)을 발족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오랫동안 박 전 대표 후원회장을 맡고 있는 남덕우 전 국무총리 및 신현확 전 국무총리 등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고위 관료를 지낸 인사들도 음양으로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김성진 전 문화공보부 장관이 9월 초 ‘박정희를 말하다’ 출판기념회를 열자 남 전 총리, 김정렴 전 재무장관, 이영근 전 유정회 원내총무,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 등 ‘박정희의 사람들’ 100여 명이 대거 참석했다.

정수장학회 장학생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상청회’도 주목 대상이다. 상청회는 회원 3만 명이 넘으며 이들은 정계 학계 관계 법조계 재계 등에 포진해 있다.

박 전 대표 측근에서는 김무성 의원과 이성헌 전 의원이 조직, 유승민 의원이 정책, 유정복 의원이 일정, 이병기 여의도연구소 상임고문이 기획, 이정현 구상찬 전 부대변인이 공보 분야를 맡아 뛰고 있다. 전여옥 김기춘 김재원 의원도 역할을 하고 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이명박의 싱크탱크 & 인맥▼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시장 재임 시절 시정(市政)과 관련해선 서울시정개발연구원, 기타 정책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설립한 동아시아연구원을 통해 조언을 받았다. 당시 인연을 맺은 전문가들이 현재 이 전 시장 자문그룹의 한 축을 이룬다.

시장 퇴임 이후에는 여기에 과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국회의원 등을 거치면서 교류했던 전문가들을 더해 정책 자문 전문가 그룹을 정비했다. 그런 전문가가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시장은 올봄 동아시아연구원을 ‘GSI(Global Strategy Institute·국제정책연구원)’로 확대 개편했다. 또 별도의 정책 연구 포럼인 ‘바른정책연구원’도 가동 중이다.

곽승준 고려대 교수, 강명헌 단국대 상경대학장, 김우상 연세대 교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유인촌 전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등이 대표적인 자문그룹이다. 유우익 서울대 교수, 남성욱 고려대 교수, 박천일 숙명여대 교수도 개인적으로 조언하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참모그룹으로는 재임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낸 정두언 의원과 정태근 이춘식 씨, 정무보좌역을 지낸 박영준 씨가 정무 및 조직을 담당하고 당 부대변인 출신인 조해진 씨가 공보를 담당한다. 미래연대사무처장 출신인 권택기 씨, 한나라당 당료 출신인 윤상진 씨 등이 정무기획 등을 보좌하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역할을 하고 있다. 안경률 박계동 의원도 이 전 시장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고건의 싱크탱크 & 인맥▼

고건 전 국무총리는 36년간의 공직생활 동안 맺은 다양한 인맥 덕분에 자문그룹이 두터운 편이다.

우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지낸 김중수 경희대 교수가 경제팀을 이끌고 있다. 이 팀엔 연세대 이두원, 홍익대 김종석, 숭실대 이진순, 중앙대 홍기택, 서강대 김경환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김중수 교수는 고 전 총리의 공부모임인 ‘미래와 경제’의 정책개발위원장도 맡고 있다. 교육 분야는 이종재 서울대 교수와 곽병선 경인여대 학장이, 복지 분야는 정경배 전 보건사회연구원장이 담당한다.

고 전 총리는 매주 원로 10여 명으로 구성된 동숭포럼의 멤버들로부터 다양한 조언을 듣는다. 동숭포럼에는 이세중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정경균 서울대 명예교수, 김재순 전 국회의장, 고 전 총리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부시장이었던 강홍빈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김진수 총회신학연구원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고 전 총리가 고문을 맡고 있는 다산연구소에는 변형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자문위원으로 있다.

고 전 총리에겐 ‘미니 대선 캠프’라고 할 별도의 참모진도 있다. 김덕봉 전 총리공보수석이 공보, 고재방 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보가 정책 등을 맡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열린우리당 안영근 박병석 의원과 신계륜 전 의원, 민주당 이낙연 신중식 최인기 의원과 김영환 강운태 전 의원 등이 고 전 총리와 친분이 두텁다. 정치권 인사 중에는 고 전 총리와의 친분과 정치적 입지는 별개라고 구분하는 사람도 꽤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손학규-정동영-김근태의 싱크탱크 & 인맥▼

한나라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게는 경기고 1년 선배로 절친한 사이인 송태호 전 문화체육부 장관뿐만 아니라 100여 명의 각계 전문가가 정책 조언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고 조영래 변호사의 동생인 명지대 조중래 교수, 수원대 이철규, 서울대 정종욱, 단국대 윤호진, 명지대 백영옥 교수 등이 손 전 지사를 응원하고 있다.

윤건혁 명지건설 대표이사는 손 전 지사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함께 다닌 50년 지기로, 마음을 터놓고 수시로 얘기를 나누는 사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자문 그룹으로는 ‘21세기 나라비전연구소’가 꼽힌다. 정 전 의장의 서울대 동기인 권만학 경희대 교수가 소장을 맡고 있다. 제주교대 김정기 총장, 계명대 김관옥, 서울대 류근관, 한신대 안병우 교수 등이 현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정 전 의장은 주일대사를 지낸 고려대 최상용 교수,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인 황지우 시인, 전주고·서울대 문리대 선배인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과 친분이 깊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박명광 이강래 의원이 정 전 의장과 뜻이 통한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그의 싱크탱크인 한반도재단의 소장학자 60여 명에게 자문한다. 성공회대 이남주, 한신대 백준기, 숭실대 이정철 교수 등이 핵심 인사들. 당내 인사로는 이인영 유승희 의원이 있다.

김 의장의 서울대 상대 선후배 모임인 ‘근우회’(槿友會·김근태의 친구 모임)는 ‘경제 교사’ 역할을 한다. 숭실대 조우현 교수가 대표적인 인물. 또 근우회 회원인 정건해 전 안건회계법인 대표와 특히 가깝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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