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자신을 쏙 빼닮은 대역 2명을 활용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나이와 키, 외모가 비슷한 사람을 뽑아 ‘눈속임’ 훈련을 시켜 군부대나 농장 방문 같은 공개 행사에 대신 내보낸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나이 64세, 키 165cm, 몸무게 약 85kg이다. 이런 신체적 조건에다 외모까지 닮은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인지 성형수술까지 시켰다고 한다. 행동거지도 비슷해 수행원들조차 진짜로 속는다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진짜 김 위원장은 건강상태가 아주 안 좋아 칩거 중이고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김 위원장’은 모두 가짜라는, 믿거나말거나 한 소문까지 나돈다. 그럴듯한 시나리오까지 곁들여져 있다. 김 위원장이 잘 아는 한 일본인이 북한 당국의 초청을 받아 평양에 가서 ‘김 위원장’을 만났는데 못 알아보더라는 것이다. 또 내성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진짜 김 위원장과 달리 성격이 매우 활달한 것도 가짜의 한 증거라는 주장이 있다.
▷김 위원장이 대역을 쓰는 게 사실이라면 암살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거나 건강 때문일 것이다. 1959년 집권 이래 638번이나 암살 위협을 받았다는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대역을 종종 썼다니 ‘총알받이용’이란 게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가 현재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리니 건강 때문이란 주장도 그럴듯하다. 이래저래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는 북한이요, 김 위원장이다.
이진녕 논설위원 jinnyo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