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의 정성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 입력 2006년 10월 3일 16시 38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에 집과 인근 사찰에서 아들의 유엔사무총장 당선을 기원하는 불공을 드린 어머님의 정성이 결실을 맺었습니다."

3일 오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 유엔사무총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가족들과 고향 친인척, 모교 동문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월부터 충북 충주시 문화동에 있는 딸 정란(55·초등교사) 씨 집에 머물던 어머니 신현순(85) 여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반 장관은) 어려서부터 어느 한구석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아들이었다"며 "소원이 이뤄져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신 여사는 이날 오후 추석을 지내러 반 장관이 살고 있는 서울 외교통상부 장관 공관으로 향했다.

셋째 동생인 정란 씨는 "오빠는 외국 출장이 있을 때면 빠짐없이 어머니에게 안부 전화를 거는 효자"라며 "소탈하고 자상한 성격의 오빠가 중책을 훌륭히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반 장관이 외교관의 꿈을 키운 모교인 충주고 재학생과 교직원, 동문들도 "개교 66년 만의 최대 경사"라며 환호했다.

한상윤(53) 교장은 "3달 전부터 교문에 '제19회 졸업생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님의 UN 사무총장 당선을 기원합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고 응원했는데 모두의 소원이 이루어져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2일 오후 반 장관과 통화했는데 '모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당선되면 빠른 시일 내에 모교를 찾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 교장은 "반 장관의 생활기록부를 보니 3년간 성적이 모두 '수'(평점 5.0 만점)였고, '모든 방면에 뛰어나며 타의 모범'이라고 적혀 있었다"고 귀띔했다.

3학년인 김삼열(18) 군은 "대선배님이 유엔사무총장이 돼 자랑스럽다"며 "선배님의 영광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0여 가구가 살고 있는 반 장관의 고향인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도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반 장관의 작은아버지인 필환(84) 씨는 "기문이가 어제(2일) '6일 아버님 묘소에 성묘를 오겠다'고 전화를 했다"며 "어느 때보다 기쁘고 풍성한 추석이 될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이 마을 반옥환(53) 이장은 "마을 입구 등에 축하 플래카드를 내걸고 농악놀이와 축하잔치를 여는 등 반 장관을 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충주=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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