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말 외교안보라인 대수술 계기 될수도

  • 입력 2006년 10월 4일 03시 00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사실상 차기 유엔 사무총장으로 확정됨에 따라 외교가의 시선은 벌써 반 장관의 후임 인선에 쏠리고 있다.

반 장관은 16일로 예정된 유엔 총회에 앞서 장관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 장관의 후임 인선은 현 정부 임기 말 외교안보 라인의 연쇄 개편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커 인사 대상과 폭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부 장관=외교부 내에선 반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선거운동 때문에 그동안 외교부가 제구실을 하지 못했다는 반성과 함께 외교부의 위상을 되찾을 사람이 장관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 장관이 지난해부터 유엔 사무총장을 염두에 두고 활동하는 바람에 북핵 문제 등 외교현안 해결과정에서 청와대가 주도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선 현 정부 외교안보 라인의 실세인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이 가장 유력하다. 송 실장은 노 대통령의 각별한 신임을 받고 있는 데다 조직 장악력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점은 송 실장의 장관행(行)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다. 북한 핵 문제 관련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외교전을 실무 지휘할 적임자로서 당분간 안보실장직을 계속 맡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외무고시 9회인 송 실장의 장관 발탁은 외교부 조직의 세대교체를 앞당기는 충격파를 던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외교부 내에서 긴장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외무고시 7회인 유명환 외교부 1차관을 비롯한 선배들이 적지 않게 외교부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

유력한 장관 후보군에 올라 있는 유 차관은 반 장관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데다가 임기 말 외교부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외에 이태식 주미대사를 비롯해 김하중 주중대사, 김재섭 주러시아대사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다른 외교 안보 부처=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교체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국방개혁법안의 국회 통과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여서 윤 장관의 유임설이 없지 않지만 최근 들어 교체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윤 장관이 이달 하순 미국에서 열릴 한미안보연례협의회(SCM) 이후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 문제를 정리한 뒤 자연스럽게 물러날 것이라는 얘기가 많다.

한동안 윤 장관이 퇴임 후 국가정보원장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최근엔 송 실장이 외교부 장관으로 옮겨갈 경우 송 실장의 후임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돈다.

김승규 국정원장의 교체설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아직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청와대 내의 대체적 기류.

송 실장의 후임으로는 이규형 외교부 2차관과 조중표 외교안보연구원장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장관이 바뀌면 노 대통령이 임기 말 ‘문민장관’을 기용해 국방개혁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문민 국방장관 후보로는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유재건 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같은 당인 4선의 장영달 의원도 거명되고 있다.

군 출신으로는 김종환 전 합참의장과 권진호 전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노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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