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외교협회(CFR)의 핵무기·기술 전문가인 마이클 A 레비 연구원은 3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무력대응을 초래할 수 있으며 중국과의 관계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레비 연구원은 "북한이 (지난 7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에 따른 '약함(weakness)'을 상쇄하기 위해 핵실험 계획을 발표하기로 결심했을 지도 모른다"면서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는) 북한에 아마도 다른 무언가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핵실험은 상황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step things up a notch) 북한이 할 수 있는 유일하고 실질적인 선택안"이라고 분석했다.
레비 연구원은 또 "북한이 많은 위협을 해놓고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지만 이번 핵실험 위협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특히 동북아시아에서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 이후 북한이 핵실험을 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 발표 배경에 대해 "북한의 관점에서 볼 때 미사일 시험발사 실패는 (북한의) 약함을 보여주는 것이며, 가까운 장래의 또 다른 미사일 시험발사 역시 더 큰 효력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는 게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레비 연구원은 특히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중국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일본의 신임 총리가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방문 계획을 발표하는 등 미국과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급변하는 가운데 북한은 증가하는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레비 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유화적인 태도를 감안할 때 북한의 핵실험 발표는 이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최근 6자회담에 앞서 양자회담을 제의하는 등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 발표는 '유별난(peculiar)' 조치"라고 말했다.
레비 연구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의 대응에 대해 "미국은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북한 핵실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게 하는 등 여러 개의 선택안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전에 제기됐던 것보다 강도 높은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있으며 북한의 핵실험 장소를 겨냥한 공격과 같은 방안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레비 연구원은 또 북한의 남한 침공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핵) 실험을 실행에 옮길 경우 군사적 행동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군사적 행동을 가장 주저하는 한국인들조차 수년간 (군사적 행동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말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대략 8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미국 측은 핵무기가 억지력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몇 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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