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이 놀랐다.
세계 주요 외신은 9일 북한 핵실험 발표 직후부터 거의 분(分) 단위로 관련 소식을 쏟아내며 신속하게 보도했다. 미국 일본 등 관련국은 물론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언론까지 이번 사태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긴박했던 순간=미국 AP통신이 가장 먼저 오전 11시 34분(한국 시간) ‘북한 핵실험 징후 있다’는 한 줄 보도로 긴급 타전했으며 이어 프랑스 AFP통신, 일본 교도통신이 40분경부터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 같다’는 한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CNN방송도 45분경부터 정규 방송을 일절 중단하고 핵실험 뉴스만을 내보냈다. CNN은 미국이 주말 밤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전문가를 총동원해 이번 사태의 국제적 파장과 미국의 대응 시나리오를 심층 분석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보다 한 발 늦은 낮 12시 10분경부터 북한 조선중앙통신 발표 내용 위주로 전했다.
▽“6자회담 실패”=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북한 핵실험은 6자회담의 틀이 실패했다는 명백한 증거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당사국들은 핵 야망을 성취한 북한을 상대로 핵을 무장해제해야 하는 훨씬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핵실험에 성공한 어떤 나라도 외교나 제재를 통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설득된 사례는 없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 핵실험은 아시아 정치를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면서 “이번 사태는 20년에 걸친 미국의 대북 외교와 북핵 중재를 주도해 온 중국 외교에 커다란 충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 신문은 “실제 핵폭탄인지, 초보적인 장치(primitive device)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 “북한이 재래식 폭발물을 터뜨려 놓고 핵폭발로 가장하려 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신중론을 소개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 등은 북한 핵실험의 실패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했다. AP통신도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문가들의 초기 평가 결과 ‘펑’이라기보다는 ‘피식∼’ 수준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필립 코일 전 로런스 리브모어 국립연구소 핵실험국장은 “북한 핵실험이 세계 표준보다 소규모였거나 완벽한 성공이라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해도 북한으로선 얻은 게 많았다는 점에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