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품은 왜 막지?…北지도부 결속력 약화 겨냥한 듯

  • 입력 2006년 10월 11일 03시 01분


9일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안한 결의안 초안에는 ‘사치품의 북한 유입을 막는다’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한마디로 일상 업무에 필요한 중고 승용차의 북한 내 수입은 허용되지만 최고급 벤츠 승용차의 반입은 막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고급 소비재 생산이 전무한 탓에 당 간부 및 고위 관리가 쓰는 고급 소비재는 사실상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해 왔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위조지폐, 가짜 담배, 마약 유통 이익이 제3국 비밀계좌에 예치된 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 비용으로 흘러 들어간다고 판단해 왔다.

데이비드 애셔 전 국무부 북한불법행위 조사팀장은 지난해 말 “마카오 등 외국 은행의 돈은 김 위원장이 권력층의 충성심을 유지하기 위해 고급 승용차와 코냑을 구입해 나눠 주는 데 쓰는 통치자금 성격이 짙다”고 말한 바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사치품 유입 차단은 북한 주민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북한 지도부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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