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방송인 니혼TV는 이날 오전 8시23분 일본 정부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오전 7시40분 두 번째 지하 핵실험을 했다'는 자막을 처음으로 띄웠다.
이어 8시32분에는 공영방송인 NHK도 '북한이 2번째 지하 핵실험을 했다는 정보가 있어 정부가 확인 중'이라는 속보를 방영했다.
이 같은 일본 TV방송들의 뉴스를 주요 통신사와 각국 언론이 인용보도하면서 북한의 2차 핵 실험설은 전 세계로 삽시간에 퍼져나갔다.
로이터통신은 '일본정부가 핵실험을 실시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NHK', AFP통신은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실험에 의한 진동을 조사 중'이라고 긴급 타전했다.
그러나 청와대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한국 언론의 확인요청에 "북한에서 지진파가 감지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오보로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미국 CNN의 여성 캐스터는 "(해당) 지역이 느끼고 있는 위기의식의 표출인 것 같다"며 쓴 웃음을 지었다.
이날 오전 핵실험은 없었던 것으로 판명됐지만 일본 정부가 2차 핵실험에 관한 정보를 접하고 확인작업을 벌인 것 자체는 사실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오전 7시반 기상청에 전화를 걸어 조사를 요청했다.
기상청 측은 숙직 중이던 직원 6명을 동원해 이날 오전 5시~8시반 사이의 데이터를 모두 조사했으나 지진파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기상청 측은 '통상과 다른 지진파를 발견했다'는 니혼TV의 속보를 접하고 "어느 기관이 지진파를 관측했느냐"고 방송국 측에 문의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위를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오늘 중 2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정보는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NHK 등의 오보는 이 같은 정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빚은 것으로 핵에 예민한 일본사회의 단면을 드러낸 것이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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