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공격할 의도는 없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위협하고 있는 이 지역에서 우방을 지키고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모든 방법을 예비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북한 핵실험에 대해 “세계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이라고 거듭 규정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협박’=북한 외무성 담화는 “핵무기전파방지조약(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이미 탈퇴했고 아무런 국제법적 구속도 받지 않는 우리가 핵실험을 진행했다는 것을 발표하자마자 미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조종하여 결의를 조작해 냄으로써 우리에게 집단적 제재를 가하려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도 11일 평양에서 이루어진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핵실험을 계속할 것인지는 미국 측의 대응 여하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그동안 대북 제재에 소극적이던 중국도 군사 조치를 제외한 응당한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는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왕광야(王光亞)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이날 안보리 회의에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실험에 대해 징계 조치(punitive actions)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안전보장회의를 열어 북한 핵실험의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독자적인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추가 제재 조치는 북한 선박의 입항 전면 금지, 북한으로부터의 수입 금지, 북한 국적 보유자의 입국 금지 등이 뼈대다. 이 중 입국 금지 조치는 이날 발효됐으며 입항 금지와 수입 금지 조치는 13일 각의를 거쳐 14일부터 발동된다.
한편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면담하면서 북한 내 한국인의 인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또는 평양에 있는 한국인이 인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태원 기자 taewon_ha@donga.com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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