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플루토늄탄 실험했다”

  • 입력 2006년 10월 18일 03시 00분


위성이 잡은 北핵실험 추정 장소미국 민간환경보호단체인 천연자원보전위원회(NRDC)가 최근 공개한 북한 핵실험 장소 추정 지역의 위성 사진. 9일 핵실험 이틀 전에 찍은 것으로 터널 굴착 지역과 건물 주차장, 이를 연결하는 도로를 표시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위성이 잡은 北핵실험 추정 장소>미국 민간환경보호단체인 천연자원보전위원회(NRDC)가 최근 공개한 북한 핵실험 장소 추정 지역의 위성 사진. 9일 핵실험 이틀 전에 찍은 것으로 터널 굴착 지역과 건물 주차장, 이를 연결하는 도로를 표시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9일 실험한 핵폭탄은 농축우라늄탄이 아니라 플루토늄탄임을 확인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시그프리드 헤커 전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실험한 핵폭탄이 플루토늄탄이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좋은 소식이다”며 “우리는 북한이 재처리한 플루토늄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개 북한이 6∼10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라늄탄은 플루토늄탄에 비해 기폭장치가 훨씬 단순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면 플루토늄탄보다 우라늄탄을 먼저 실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헤커 전 소장은 “북한은 상당히 복잡한 기폭장치의 실험을 시도했으나 그 장치를 제대로 터뜨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복잡한 기폭장치가 필요한 플루토늄탄을 실험했다는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 단 하나의 프로그램만을 갖고 있다는 것, 즉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제2의 길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 기술을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에게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실험한 핵폭탄이 우라늄탄이 아니라 플루토늄탄이라면 전적으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전 행정부는 1994년 제네바 협상을 통해 일단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을 동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정보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이 터뜨린 플루토늄은 부시 행정부 때인 2003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관을 몰아내고 봉인된 핵 연료봉을 꺼내 재처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 핵실험의 성패에 대해 공식 의견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실패’로 판정하는 분위기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17일 “성공했더라면 축제 분위기였을 텐데 뭔가 이상하다. 규모가 큰 것을 노렸을 텐데 그 정도로 잘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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