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프리드 헤커 전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소장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실험한 핵폭탄이 플루토늄탄이라는 것은 (상대적으로) 좋은 소식이다”며 “우리는 북한이 재처리한 플루토늄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개 북한이 6∼10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라늄탄은 플루토늄탄에 비해 기폭장치가 훨씬 단순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성공했다면 플루토늄탄보다 우라늄탄을 먼저 실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헤커 전 소장은 “북한은 상당히 복잡한 기폭장치의 실험을 시도했으나 그 장치를 제대로 터뜨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복잡한 기폭장치가 필요한 플루토늄탄을 실험했다는 것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드는 단 하나의 프로그램만을 갖고 있다는 것, 즉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제2의 길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북한은 우라늄 농축 기술을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에게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이 실험한 핵폭탄이 우라늄탄이 아니라 플루토늄탄이라면 전적으로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책임이라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전 행정부는 1994년 제네바 협상을 통해 일단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을 동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정보 관계자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이번에 북한이 터뜨린 플루토늄은 부시 행정부 때인 2003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관을 몰아내고 봉인된 핵 연료봉을 꺼내 재처리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북한 핵실험의 성패에 대해 공식 의견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실패’로 판정하는 분위기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은 17일 “성공했더라면 축제 분위기였을 텐데 뭔가 이상하다. 규모가 큰 것을 노렸을 텐데 그 정도로 잘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