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로 17일 서울에 온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 “북한 권부에 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며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한-미-러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하나(개성공단 사업)는 인적 자본을 대상으로 장기 투자를 위해 고안된 것 같지만 또 하나(금강산 관광 사업)는 북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돈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고 비판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 개혁 측면에서 이해하지만 다른 사업(금강산 관광)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두 프로젝트는 매우 다르다”고 덧붙였다.
일본 한국 중국을 순방할 예정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동북아로 떠나기에 앞서 16일(현지 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사업에 대해 “한국이 모든 대북 활동을 재평가하고 있음을 분명히 한 만큼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또 “모든 나라는 공동 안보의 혜택뿐 아니라 부담도 공유해야 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문은 위험 물질의 거래를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당사국이 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할 것을 전적으로 기대한다”며 한국과 중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정식 참여를 촉구했다.
19일 방한하는 라이스 장관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갖고 대북 제재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 채택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사업을 지속하기로 잠정 결정했으나 미국이 부정적인 견해를 보임에 따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일부 축소하거나 필요할 경우 중단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또 “PSI 참여 문제는 안보리 결의문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적절하고 필요한 수준에서 참가 폭을 조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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