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제조사연구소 남북관계연구센터 이기동 박사는 18일 ‘최근 북한의 대내 상황’을 주제로 열린 연세대 통일연구원 세미나에서 “북한의 강경노선은 세대적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이 관점에서 보면 북한 386세대가 강경노선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386세대는 현재 40, 50대 초반의 신진 엘리트를 뜻한다. 그는 “북한 386세대는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가 잘 정비됐던 1960, 70년대 가장 정교한 체제하에서 세련된 정치사회화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사회주의로 무장이 잘 돼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386세대는 한국 대통령비서실 격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기실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정책 방향이 이들에 의해 수정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그는 권호웅 내각 책임참사, 김만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등을 이 세대의 대표 인물로 꼽았다.
이 박사는 “‘북한의 강경노선은 군부가 주도한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이라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군부의 위상 강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최근 강경노선을 군부의 주도로 보기 어렵고, 군부에도 정책노선이 다른 하위 단위가 많기 때문에 군부를 통틀어 강경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
‘선군정치’의 배경에 대해 이 박사는 “현재 당은 ‘뇌만 살아있는 전신마비 상태’로 당에 대한 인민의 불신도 팽배하다”며 “따라서 군이 당 역할을 대신할 수밖에 없고 김 위원장 역시 정책을 결정할 때 당보다 군에 더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이 박사는 “주체사상은 목표 이데올로기로서 여전히 존속하고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실천 이데올로기 측면에서는 선군사상이 주체사상을 대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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