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입’ 김명철 “한국, PSI에 참여하면 전쟁나” 협박

  • 입력 2006년 10월 19일 11시 46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통하는 재일동포 김명철 일본 조미평화센터 소장이 “한국이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에 참여하면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강경파의 목소리를 전달해온 김 소장은 지난 18일 밤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이 PSI에 참여해서 북한 화물선을 검색하면 북한 측은 이를 거절할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이는 제한된 범위 안에서의 충돌이지만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북한 핵실험의 목적과 관련해 “반드시 전쟁을 하자는 건 아니다”며 “다만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함부로 덤벼들면 미국도 무사하지 않다는 걸 말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안은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사실상의 선전포고로 북한을 붕괴시키려는 것”이라며 “(당할 수 만은 없으니)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거듭 밝혔다.

현재 미국이 우리 정부에 정식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PSI는 대량살상무기를 실었거나 의심되는 북한 선박의 차단과 적재물에 대한 검색(inspection)은 물론 필요한 경우 압류(interception)나 저지(interdiction)까지도 목표로 삼고 있다.

∇라이스 “북, 2차 핵실험 땐 추가 조치”∇

한편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과 관련해 19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추가 조치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결의와 미 국내법에 근거해 (미국 독자적인)대북제재를 강화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탕자쉬안 국무위원이 평양에 특사로 파견됐다는 보도와 관련해서는 “중국은 관련국들과 함께 북한의 행동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 아베 신조 총리를 예방해 선박검사를 비롯한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하는 데 적극 협력하면서 관련국에 공조를 촉구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오후 1시30분 우리나라에 입국해 반기문 외교부장관과 회담한 뒤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이다.

이어 외교부에서 반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뒤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반 장관, 아소다로 일본 외상과 만찬하며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한다.

라이스 장관은 우리나라에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 중단과 PSI 정식 참여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정형근 “풍계리 서쪽 동굴서 2차 핵실험 징후 포착”∇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1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각국 정보당국의 징후 등을 점검한 결과 북한은 앞으로 3~4차례 정도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며 함북 길주 풍계리에서는 이미 2차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다”고 밝혔다.

그는 “애초 풍계리에 수평동굴을 동쪽과 서쪽으로 2개를 팠고 1차 핵실험은 동쪽에서 했다”며 “현재 막았던 서쪽 구멍을 파내고 있고 거기에서 40~50명씩의 인원이 매일 나타나며 비상건물을 하나 지은 것으로 봐서 2차 핵실험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차 실험 시기는 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 직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정 의원은 “1차 핵실험 규모는 0.8kt이라는 게 정설이고 2차는 상당히 큰 규모로 할 것”이라며 “이는 핵보유국 위상을 확실히 해야 하고 미국과의 양자회담 협상카드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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