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김 의장의 대국민 사과와 의장직 사퇴를 요구한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사퇴 요구는 지나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정권이 평양에서 핵실험 성공을 자축하는 10만 군중 집회를 갖던 날 열린우리당 소속의원들은 북한 무용수의 장단에 맞춰 춤판을 벌였고, 그 중에는 여당 의장과 국회국방위원도 있었다"면서 "이 사람들은 국민께 사죄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당직 사퇴를 요구했다.
유기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핵 사태 속에서 북한에 가서 춤판을 벌인 김 의장이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민과 야당은 안중에도 없다는 안하무인격 태도"라며 김 의장의 대국민 사과와 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국회 국방위 소속 공성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김 의장과 함께 춤을 춘 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의 국회 국방위원직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의장의 춤판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노무현 정권과 여당의 현주소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핵 사태 속에 국민을 더욱 혼란에 빠뜨리고 불안하게 한 김 의장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당 의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화갑 대표도 이날 해남·진도 국회의원 보선 유세에서 "여당 의장이 개성공단에 가서 춤을 추고 온 것도 햇볕정책이냐"고 김 의장을 강력히 비난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김 의장이 북측 안내원의 강권에 의해 잠깐 무대에 오른 사실을 마치 현란한 여흥을 즐긴 것처럼 야당이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김 의장은 개성공단을 방문했을 당시 몇시간 동안 입주업체 대표들을 격려하고, 북한을 상대로 2차 핵실험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보냈다"며 "그런데도 40초에서 1분 사이에 벌어진 작은 해프닝이 모든 것인양 정치공세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도 "사퇴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야당의 주장에 아예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도 "김 의장의 자성을 촉구하지만 이 문제로 의장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한나라당 등의 사퇴 요구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중단시키려는 악의적 정치 공세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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