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24일 폭스뉴스 인터뷰 발언이다. ‘다른 조치’는 ‘군사적 대응’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커 미 행정부 인사들이 공식석상에선 언급을 자제해 왔던 표현이다.
미 행정부 내 네오콘(신보수주의자) 세력의 핵심인 볼턴 대사는 이날 “북한과 이란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낼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지만 이런 제재들만이 우리가 갖고 있는 유일한 조치는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유엔에서 북한과 이란의 내부 구조 변화를 촉진하는 문제에 대한 논의는 없는가”라는 질문에 “유엔에선 아무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지만 우리는 분명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우리의 목표는 1945년 이래 변함없다. 우리는 한반도가 민주적 정부 아래 평화적 통일을 이루길 바란다. 하지만 그것은 유엔 사람들이 얘기하기 싫어하는 주제다. 전체주의에서 민주주의로의 정권 교체를 얘기하면 불편해하는 나라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로서 미국과 우방들이 나름대로 추구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워싱턴 소식통은 “유엔 제재에 미온적인 나라들에 ‘당신들의 비협조로 제재 국면이 깨지면 더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며 우회적 압박을 가한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한편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은 이날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외에 제3의 전쟁을 시작한다면 민간인 사상자가 많은 비(非)정밀무기가 동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어떤 무력 충돌 양상이 벌어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답변하는 도중 나온 발언이다.
페이스 의장은 “정밀타격이 가능한 무기체계는 중동지역에 집중 배치돼 있고, 이런 정밀무기를 먼 곳으로 이동시킬 수단이 부족하다”며 “또 다른 분쟁이 빚어진다면 정확성이 떨어지는 ‘멍청한 폭탄(dumb bomb)’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멍청한 폭탄’은 화력 면에서 더 거칠고 단순한 무력(more brute force)이 될 것이며, 부수적인 피해자(collateral damage)가 많이 생겼던 제2차 세계대전이나 한국전쟁 같은 양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제3의 군사 분쟁을 해결하는 데 충분한 200만 명 이상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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