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송 최경환 이혜훈 의원은 이날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아산이 금강산 관광 대가로 지금까지 4억5000만 달러를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북한 계좌를 통해 북한으로 송금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돈은 사치품 구입 및 군비 증강 등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자금으로 사용된 의혹이 있다고도 했다.
이들은 또 지난해 9월 BDA은행 북한 계좌에 대한 미국의 동결조치 이후에는 오스트리아 소재 북한 대성은행 자회사인 금별은행, 중국 런민(人民)은행과 조선중앙은행이 합작 설립한 화려은행, 중궈(中國)은행 마카오지점의 대성은행 계좌 등으로 금강산 관광 대가가 송금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강산 관광 사업은 형식적으로 북한 아태평화위원회와 민경련이 계약 당사자이지만 실질 운영자는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선전부 산하의 조선백호무역총회사라는 것. 조선인민군 총정치국 선전부 책임자는 북한 핵실험을 주도한 3인방 중 한 명으로 알려진 박재경(총정치국 선전부국장) 인민군 대장이다. 1968년 ‘1·21사태’(북한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려던 사건) 때 남파됐다가 생포돼 전향한 김신조 씨는 “박재경은 1·21 남파 공작원 중 유일하게 살아서 북으로 돌아간 인물”이라고 증언했다. 박재경은 2000년 9월 김 위원장의 추석 선물인 칠보산 송이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하기도 했다.
김학송 의원은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북한에 제공된 6억 달러는 핵무기 4개 정도를 만들 수 있는 규모”라며 “이 돈이 핵개발 등 북한 군비 증강에 전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될 때까지 금강산 관광 사업을 중단하고 국내에서 해외 북한 계좌로 송금된 명세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아산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금강산 관광 사업 시작 이후 현재까지 사업 대가의 송금과 관련해 BDA은행을 이용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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