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그만 EUCCK신임회장 “한국정부, 북핵 과소평가 말아야”

  • 입력 2006년 11월 2일 02시 56분


“한국 정부는 북핵 문제의 심각성을 축소하려고 해선 안 된다.”

칼 요한 하그만(40)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신임회장은 1일 본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 밖에서는 북한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반면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EUCCK 새 회장으로 이날 취임한 하그만 회장은 “한국 정부가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 정부의 문제 해결력을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그만 회장은 노르웨이 해운회사인 빌 빌헬름센과 스웨덴 해운회사인 발레니우스 라인스, 그리고 현대자동차가 합작해 만든 자동차 운송 전문 해운물류회사의 대표를 맡고 있다.

“7월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유럽과 미국 회사 간부회의의 화제는 온통 북한 미사일이었다. 그런데 정작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이 침묵을 지킨 것은 한국 정부가 북한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그는 “북한 핵실험이 알려진 뒤 한국에 머물고 있던 외국인 사업가들은 본사와 해외 주주들에게 이 사건과 한국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느라 애먹었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출신으로 1996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는 그는 “한국인과 한국에서 오랫동안 사업을 하고 있는 외국인 사업가들은 ‘위기’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북한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해외 투자자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외국인 투자 환경과 관련해 하그만 회장은 “한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어려운 점을 수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가주의, 보호주의 전통이 남아 있는 것 같다”면서 “현재 일부 지역에 국한된 ‘자유무역지구’를 한국 전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내년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한국-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EUCCK의 최대 현안”이라면서 “EU로서는 한국이 단일 국가 가운데 FTA 협상을 시작하는 첫 사례여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UCCK는 EU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과 개인 사업자, EU 국가 대사관 등 850개 회원사 및 기관으로 구성돼 있다.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