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민호씨 압수 메모에 국정원장 지인 이름도”

  • 입력 2006년 11월 2일 02시 56분


386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연루된 ‘일심회’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장민호(미국명 마이클 장·44·구속) 씨의 수첩에 적힌 전직 국회의원 A 씨의 보좌관 출신 P 씨가 김승규 국가정보원장과 아는 사이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P 씨는 김 원장의 형인 K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낼 때 검찰에 재직 중이던 김 원장과 식사를 함께하는 등 안면이 있으며 장 씨가 이 같은 관계를 알고 P 씨에게 접근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이 장 씨 집과 사무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메모에는 P 씨, 민주노동당 사무부총장 최기영(40·구속) 씨, 환경단체 간부 K 씨 등 6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국정원은 이들이 장 씨의 포섭 대상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최 씨 등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 및 체포 영장에 이 메모의 존재를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와 P 씨는 대학 동기(81학번)로 같은 문학서클에서 활동했으며 1982년 미국으로 떠난 장 씨가 1993년 귀국한 이후 최근까지 왕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P 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장 씨의 포섭 시도 여부에 대해 “전혀 그렇게 생각할 만한 게 없었다”며 “장 씨와 종종 통화를 하거나 만난 적이 있지만 주로 통상적인 가족 얘기, 세상 얘기 하는 정도가 전부였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 측으로부터 장 씨가 두 차례에 걸쳐 1만4000달러, 손정목(42·구속) 씨와 이정훈(43·구속) 씨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2000달러와 3000달러를 각각 받은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장 씨 등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5명은 김 원장을 피의 사실 공표 및 국정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2일 검찰에 고소하기로 했다고 변호인단이 1일 밝혔다.

구속자 가족과 참여연대 등 80여 개 시민사회단체는 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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