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재개 물꼬는 텄지만…’ 美日 단호, 북한 뻣뻣

  • 입력 2006년 11월 2일 02시 56분


북한이 지난달 31일 6자회담에 복귀하기로 했으나 미국과 일본은 일단 대북(對北) 제재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한국 정부는 18, 19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베트남 정상회의에서 회담 참가국 간의 조율을 거친 뒤 6자회담이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일 “제재는 계속”=미국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연내 재개를 추진하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도 계속 이행하기로 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안보리 결의 집행과 6자회담의 효과적 진행을 위한 팀들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은 1, 2주 내에 관계기관 합동특별팀을 구성해 동북아지역에 파견할 것이라고 국무부가 밝혔다.

미 행정부는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에 동결된 북한 계좌 문제를 비롯한 금융제재는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별도의 실무그룹을 구성해 논의할 계획이다.

일본은 북한이 핵 포기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한 것이 아닌 만큼 독자적인 제재 조치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특히 1일 미사일과 핵, 납치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북한, 6자회담 복귀 확인=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6자회담 틀 안에서 북-미 간에 금융제재 해제 문제를 논의 및 해결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회담에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최근 우리는 미국의 가중되는 핵 위협과 금융제재에 대처하여 방어적 대응 조치를 취했다”고 밝혀 7월 미사일 시험발사와 지난달 핵실험이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에 따른 방어적 조치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 금융제재 해결 낙관=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은 1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에서 “미국이 곧 BDA은행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BDA은행 문제는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당국자는 “지난달 31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한과 미국의 양자회담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나가면 금융제재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구했고 미국은 ‘해결은 보장할 수 없으나 노력을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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