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구 염곡동 KOTRA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유치 보고회에서 “북한 핵실험으로 안보 위협 요인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문제를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어떤 가치도 평화 위에 두지 않을 것이며 군사적 균형의 토대 위에서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남북) 관계가 좋아야 한다”며 “평화를 최고 가치로 두고 관계를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1993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김영삼 대통령이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무력행사를 반대한 일을 거론한 뒤 “‘핵을 가진 자와 악수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남북 대화를 거부했던 한국 대통령의 선택이었다”며 “대화의 단절을 선택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대통령은 한국에서 더는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북 간 군사적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는 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 핵실험으로 재래식 무기를 중심으로 한 남북 간 군사적 균형이 사실상 깨진 상황과 배치되는 현실 인식을 보여 준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평화를 유지하려면 남북 관계가 좋아야 한다’는 발언 역시 남북 관계 관리에 치중한 대북 포용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실험 사태를 맞았다는 점에서 너무 안이한 인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노 대통령은 외국인 투자가들에게 “우리나라의 몇몇 대기업이 중심이 된 노동조합은 단체협약을 통해 법 이상의 특별한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한국의 노동 유연성에 대단히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실제 중견기업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므로 너무 강하게 의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대상과 관련해서는 “내년 안에 유럽연합(EU)과 협상을 개시하는 것이 우리 목표”라며 “중국과도 내년 안에 협상을 개시하거나 또는 그 다음 적절한 시기에 협상을 개시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충분한 연구를 축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연욱 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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