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 장민호씨 부인 “미8군선 중령 비서로 근무했다”

  • 입력 2006년 11월 4일 03시 04분


386 학생운동권 출신 인사들이 연루된 ‘일심회’ 사건의 핵심인물인 장민호(44·구속) 씨의 부인 A 씨는 3일 “남편이 북한의 공작원이나 간첩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장 씨가 국가정보원에 체포된 이후 처음으로 이날 남편 장 씨를 면회한 A 씨는 본보 기자와 만나 착잡한 심경을 털어놨다.

A 씨는 처음에는 인터뷰를 꺼렸으나 거듭된 요청에 말문을 열었다.

자신이 과거 주한미군 고위 간부의 비서로 근무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A 씨는 “결혼 후 1993년부터 96년경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미8군에서 군속으로 일했으나 내가 모신 상사는 계급이 모두 중령으로 부대의 참모였지 고위 간부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구속자 가족과 변호인단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국정원이 장 씨와 부인이 주한미군에 근무할 때 기밀을 빼돌린 것으로 단정하면서 ‘미국으로 보내 수용소로 보내겠다’고 장 씨를 협박했다”고 밝혀 A 씨도 미군 관련 정보를 빼낸 혐의가 포착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A 씨는 “당시 타이핑을 하거나 스케줄을 조정하는 등의 비서 역할을 했다”며 “내가 근무한 곳이 정보를 다루는 부서가 아니었고, 정보를 빼낼 위치에 있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A 씨는 “현재 열린우리당 중진인 K 의원이 결혼식 주례를 선 것은 맞다”며 “남편과 어떻게 알게 됐는지 모르지만 결혼식 때 서로 형님 동생 하는 사이였다”고 전했다.

장 씨와 K 의원은 1986∼87년 미국 한인신문 샌프란시스코지사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씨는 또 “남편이 집을 담보로 많은 돈을 끌어다 썼는데,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장 씨와 함께 회사를 경영했던 B 씨는 “연봉이 적지 않은데도 장 씨는 항상 돈에 쪼들렸다”며 “회사에서 1000만 원을 가불한 적도 있는데 부인이 학원을 운영해 돈이 많이 들어가는 줄로만 알았다”고 전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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