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 상당한 성과 거뒀다?…KDI 전망과 거리

  • 입력 2006년 11월 7일 03시 01분


노무현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참여정부 출범 당시를 생각하면 우리 경제가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지표(指標)상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민들의 체감경기는 상당히 어려워 국민에게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상당한 성과’의 근거로는 금융채무 불이행자(신용불량자)의 규모가 줄어든 점,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5% 수준의 잠재성장률을 회복한 점 등을 들었다.

노 대통령이 8월 말 한 방송사의 회견에서 “경제가 좋아도 민생이 어려울 수 있다. 경제로 본다면 물가 수출 성장률 등이 정상으로 가고 있다”고 발언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4분기(10∼12월) 성장률을 4.0%로 예상했고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상반기(1∼6월)의 성장률을 “3%대인지, 4%대인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이다.

또 노 대통령은 최근의 부동산시장 불안과 관련하여 공급을 확대해 부동산시장을 조기에 진정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신도시 개발기간을 최대한 단축해 공급 확대의 효과가 조기에 나타나도록 하겠다”며 “신도시 주택 분양가를 인하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늘리고 주변 집값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8·31대책에 대해서는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1가구 2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종합부동산세제 등은 손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조속히, 그리고 반드시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시한에 쫓겨 중요한 내용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제주에서 열린 한미 FTA 제4차 협상까지 양국은 뚜렷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연내 타결은 물 건너갔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의식해 해를 넘기더라도 FTA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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