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8일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본보에 전화를 걸어 “국민을 실험 대상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열린우리당을 보면서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이 드는 것은 국민이며, 처절하게 실연당한 것도, 배신당한 것도 국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전날 연설에서 ‘열린우리당 창당은 정치실험’이라는 말을 한 데 대한 반박이다. 이 전 의장은 “지난해 이후 재·보선에서 40연패를 한 것도 정치실험의 결과란 말이냐”며 “내각책임제였다면 여당의 지위를 내놔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장은 “지금은 열린우리당이 어떤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국민이 믿지 않는다”며 “국민 앞에서 무릎을 꿇고 처절하게 반성해야지 책임 회피만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열린우리당 창당을 정치실험이라고 말한 취지는 기간당원제 등 정치 발전을 위해 시도한 것이 아직은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것도 있다고 본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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