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한다며 국민에 고통줘”… 與 ‘참회 릴레이’

“열린우리당이 무능정당, 불임정당으로 평가받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민심이 떠났다는 것도 인정한다.”

열린우리당 원내공보부대표인 노웅래 의원이 14일 당 홈페이지에 ‘창당 3주년을 보내며’란 제목의 ‘공개 반성문’을 올렸다.

강봉균 정덕구 의원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정동영 전 의장이 “이른바 ‘4대 개혁입법’의 모자를 잘못 썼다”고 고백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일종의 ‘참회 릴레이’인 셈이다.

노 의원은 창당 이후 3년에 대해 “한꺼번에 개혁하려고 너무 덤볐고, 그 과정에서 무리가 따랐으며, 공감대가 미처 형성되기 전에 조급하게 밀어붙이다 보니 거부감을 낳았다”며 “국민을 편하게 하기보다는 불편하게 했고, 때로 고통을 안겨드렸다”고 고백했다.

노 의원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상대방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 당내 분위기 때문에 ‘따로국밥’식 언행이 거리낌 없이 외부로 표출되는 것이 일상화되다시피 했다”며 “당의 내부동력이 받쳐주지 않는데, 어떻게 야당의 도움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그는 “국민에게 도움과 이익이 되느냐를 유일한 잣대로 삼아야 한다”며 “백해무익한 개혁-실용 논쟁이나 진보-보수 논쟁이 더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최근 김근태 의장 비서실장직을 사임한 이계안 의원도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열린우리당이 정치인 중심의 정치공학적으로 정계개편에 접근한다면 또다시 국민에게서 외면당하고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무엇을 못했는지를 반성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열린우리당이 사는 방법은 국민의 소리를 듣고 눈높이를 맞춰 아주 작게 보이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에 집중해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