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스노 미 백악관 대변인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성사된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스노 대변인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목록에는 (정전 상태에 있는) 6·25전쟁의 종료 선언과 경제 문화 교육 분야에서의 유대 강화가 포함될 수 있다”며 “한국 정부는 (이런 미국의 정책 방향에)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의 핵 폐기를 전제로 1950년부터 3년간 계속되다 휴전 상태로 종료된 6·25전쟁이 완전히 끝났음을 선언하겠다는 것. 유엔군을 대표한 미국과 북한, 중국 3자는 1953년 종전협정 또는 평화협정이 아닌 정전협정을 체결해 ‘법적인 전쟁’ 상태가 지속돼 왔다.
6·25전쟁 종료가 선언되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작업이 본격화하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 말 재개될 것으로 보이는 6자회담에서도 평화협정 체결 문제가 주요 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어 스노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식량난 등) 경제 상황과 인도적 문제의 해결 방안을 설명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설명을 기쁘게 들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 5개국 외교 관계자들이 평화협정 체결과 단계적 무역기구 가입만으로는 북한이 하루아침에 핵을 폐기할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더욱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유인책을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6자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중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국 관계자들은 방문 일정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미국이 23일부터 추수감사절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이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6자회담에서 북한이 준비해야 할 일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견해차를 좁혀 가고 있는 단계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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