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격차 지속…박근혜 “이러다”, 이명박 “이참에”

  • 입력 2006년 11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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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신발 끈을 조이고 있다. 추석을 전후해 벌어지기 시작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위인 이 전 시장과 2위인 박 전 대표 간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시장 측은 이참에 아예 격차를 더 벌려 일찌감치 대세를 굳히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초부터 ‘대세론’을 대대적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주 내내 매일 공식 일정만 2, 3건이 포함된 강행군에 나선다. 한 측근은 “확정된 일정만 특강 5개, 간담회 4, 5회, 지역언론 인터뷰 3건 등에 이른다. 앞으로 사실상 하루도 쉬지 않는 대장정을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이번 주 행보 중 특히 주목되는 것은 영남권 ‘사수작전’. 21일에는 부산에서 포럼부산비전 및 부산대를 찾아 특강을 한다. 23, 24일은 대구에 머무르며 한국자동차공학회 축사 등 7, 8건의 공식 비공식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27일에는 4박 5일 동안 중국을 방문한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외부 일정을 많이 잡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참모진이 올리는 각종 행사 참석 및 비공식 면담 권유를 대부분 수용할 정도로 사람 만나기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 전 대표는 지지율 격차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 “시간이 많으니 조급히 생각하지 말자”고 말했다고 한다. 박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그간 숨고르기를 했다고 보면 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대결이 시작된 만큼 이 전 시장 측이 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이 전 시장의 내륙운하 구상과 박정희 닮기를 직설적으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초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은 현재 10∼13%포인트 정도인 박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를 연말까지 15%포인트 차로 벌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 전 시장 측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하던 경남 부산에서도 분위기가 반전돼 지지율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한 부산 지역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독식구도였던 부산은 반반 정도로 분위기가 바뀌었고, 경남도 초선들의 경우 이 전 시장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 전 시장 측이 지지율 격차 확대에 주력하는 이유는 내년 2월쯤 여권의 대항마가 나타나면 이 전 시장의 표를 잠식해 지지율이 하락할 수 있는 데다 이때부터 선두인 이 전 시장을 향해 본격적인 ‘네거티브’전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 전에 지지율 격차를 고착화해 놓아야 지지층의 동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이 전 시장 측은 ‘한반도 대운하’ 홍보에 집중하면서 2차, 3차 정책을 잇달아 발표해 정책·경제대통령의 이미지를 굳힌다는 생각이다. 곧 중국-인도-두바이를 연결하는 3차 해외 정책 탐사를 할 생각이다.

또 이 전 시장은 정치 현안과 관련된 언론 노출을 최대한 줄이면서 정책과 경제에 다걸기(올인)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주 주요 일정도 군산대 특강(22일), 헤럴드미디어 주최 대학생과의 만남(24일) 등 젊은 층 파고들기에 초점을 맞춰 잡았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알려드립니다▼

본보 11월 20일자 A8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여론조사 지지율 관련 기사 중 표에 인용된 날은 여론조사를 실시한 날이 아니라 발표한 날입니다. 조사를 실시한 날은 인용된 날보다 조금씩 이르며 CBS는 13일과 14일, SBS는 14일, 뉴스메이커는 7일과 8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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