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회는 간첩단… 정치인 연루 가능성”

공안당국의 한 핵심 관계자는 20일 ‘일심회’ 사건 수사에 대해 “압수물 분석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한 뒤 “정치인 연루 가능성도 수사 진척 상황에 달려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일심회 사건의 성격에 대해 ‘간첩단 사건’이라고 규정했으며 “국가의 안위와 밀접한 중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는 “간첩단 사건이라고 규정짓기에는 아직 이르고 부적절하다”고 말한 김만복 국가정보원장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의 답변과는 궤를 달리하는 반면 김승규 국정원장의 견해와 일치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많은데, 수사 진행 상황은 어떤가.

“사건 관련자들이 시종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수사에 응하지 않고, 밥까지 굶어가며 항의하는 데다 변호인들이 조사 기간 내내 접견을 하는 등 어려움이 크다. 그러나 이번 수사는 대단히 성공적이다.”

―수사를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는 이유는….

“과학수사에서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 과학수사의 쾌거라고도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사건 관련자에게서 확보한 압수물 분석에서 성과가 있었다. 매우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수사의 1차 관문은 무엇이 될 것이라고 보나.

“사건 관련자 5명을 상대로 이들이 관여한 하부조직, 연결고리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어 쉽지는 않지만 계속 설득 중이다. 어렵지만 수사 전망이 그리 어둡다고 보지는 않는다.”

―수사 초기에 정치인, 특히 386 정치인 연루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있었다.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가.

“정치인 연루 문제는 수사 진척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지금은 수사에 어려움이 있지만 자료나 진술이 추가로 확보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일심회 사건이 청와대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청와대 386 비서관들이 수사 진행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김승규 국정원장의 낙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있다. 청와대와 연결 가능성은 있나.

“노코멘트. 아직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국정원이 초동수사를 한 뒤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한 일심회 사건 외에 수원지검 공안부도 밀입북하고, 김일성 북한 주석을 찬양 고무한 민주노동당원을 구속기소한 사건이 있었다. 수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

“정부기관이 여러 건의 간첩 의혹 사건을 동시다발적으로 수사 중이다. 일심회 사건과 수원지검 공안부 사건은 국정원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이다. 이들 사건 외에도 국정원과 경찰이 검찰에 송치한 사건도 있고, 검찰이 자체 수사 중인 사건도 있다. 현재 수사 관할기관은 광주지검, 대전지검, 울산지검, 인천지검 등이다. 경찰청도 자체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상황은 우리 안보가 아직은 공백이 있고, 불안하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우리 사회가 정말 조심해야 한다.”

―일심회 사건 외에도 국정원이 조사 중인 다른 간첩 의혹 사건이 있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