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가 1992∼2006년 40여 개 검찰 핵심요직에 진출한 검사들의 출신 지역을 분석한 결과 김대중(DJ)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02년 22.6%였던 호남 출신 검사의 핵심요직 점유율은 노무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03년에는 12.2%로 절반 가까이 급감했다.
반면 영남 출신 검사들의 핵심요직 점유율은 2002년 35.8%에서 2003년 38.8%로 약간 늘었다. 김영삼(YS), DJ 정부 때 평균 20%대에 머무른 수도권 출신 검사의 핵심요직 점유율은 2003년 32.7%로 증가했다. 호남 출신이 퇴조한 공백을 수도권 출신이 메운 결과였다.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권력의 영향을 받아 검찰 인사가 요동치는 현상이 노무현 정부에서도 예외 없이 나타난 것.
그러나 노무현 정부에서는 임기 중, 후반으로 가면서 특정지역 출신 검사가 요직을 계속 장악하던 과거와는 다른 경향을 보였다.
영남 출신 검사의 강세가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정권 첫해 핵심요직 진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호남 출신 검사가 대거 ‘실지(失地) 회복’을 했다. 여기에는 검찰 인사권을 쥔 법무부 장관 자리에 처음에는 강금실 변호사가 기용됐다가 호남 출신인 김승규 국가정보원장, 천정배 의원이 이어받은 것도 작용한 듯하다.
2003년 12.2%이던 호남 출신 검사들의 핵심요직 점유율은 2004년 20.8%, 2006년 26.8%로 꾸준히 늘었다. 2006년은 2003년에 비해 두 배로 증가한 수치다. 영남 출신의 요직 점유율은 2003년 38.8%, 2004년 29.2%, 2006년 41.5%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면서도 등락을 보였다. 수도권 출신은 정권 초기 32.7%까지 올라갔으나 2004년 31.3%, 올해 24.4%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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